국내 PC수출이 미주 일변도에서 점차 벗어나 세계 각 지역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 등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은 최근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그동안 미주지역에 중점을 두었던 PC 수출전략을 크게 수정, 새로운 수출 유망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럽은 물론 아시아·아프리카 시장을 적극 공락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럽은 물론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 새로운 제조법인 및 판매법인을 설립하는가 하면 현지 PC제조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제품 공급계약을 맺는 등 수출지역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PC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미주시장의 경우 PC업체간 공급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반면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PC시장 성장률이 높아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C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PC수출 물량 가운데 미주지역의 비중이 90% 가량으로 미주지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 국내 PC 제조업체들이 수출물량을 크게 늘리고 안정된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섬으로써 내년에는 미주지역 비중이 70% 수준으로 낮아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95년 미국 AST사 인수이후 수출전략에 다소 차질이 생겼다고 판단하고 올 하반기부터 미주지역 위주의 수출전략을 수정,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수출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독일 악테비스사, 네덜란드 마이크로포인트사 등 유럽지역의 중견 PC 제조업체와 각각 자사 노트북PC OEM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수출물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유럽에 처음으로 노트북PC 1만대를 수출했으며 내년에는 3만대, 오는 2000년에는 5만대 규모의 물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올해 미국 및 유럽을 최대 수출거점으로 삼아 1억4천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한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내년도 수출목표액을 올해보다 6천만달러 늘어난 2억달러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로 했다.
대우통신은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중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현지 판매업체와의 제휴나 지사설립 형태로 판매망을 확보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수출이 미진했던 일본지역 수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 그동안 추진해온 자사 브랜드 수출전략을 바꿔 OEM 방식의 수출물량을 크게 늘려 수출지역 다변화에 대응키로 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지난 10월초 미국에 「e머신즈」를 설립하면서 미주지역 수출을 추진하는 동시에 아시아를 주요 수출지역으로 삼고 이를 공략하면서 수출지역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이와 관련, 지난 10월말에 일본 소텍사와 공동으로 일본에 제조 및 판매법인인 소텍컴퓨터를 설립하고 일본에만 3만대의 PC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이어 지난 11월부터 중국 심양시에 10만평 규모의 컴퓨터 제조단지 조성에 나서 중국시장 개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올해 전체 PC 수출물량 가운데 90%를 차지했던 미주지역 비중을 내년에는 80%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아시아지역의 수출비중을 점차 높여가기로 했다.
중견 PC 제조업체들도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수출물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엑스정보산업(대표 박광수)은 이와 관련, 최근 홍콩 등 아시아지역에 5만달러 규모의 PC 및 주변기기 품목을 수출했으며 현주컴퓨터(대표 김대성)도 수출팀을 신설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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