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이달 21일 현재, 대전교육청(IBM 낙찰)을 제외하고 전남·충남·경기·경북·인천·강원·전북 등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의 교무업무시스템 입찰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7개 지역을 차지함으로써 컴퓨터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서버가 이번 교육청들의 입찰을 독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입찰가격을 다른 경쟁제품보다 낮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IBM·HP·후지쯔 등 현재 교무업무시스템용 서버 공급자격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썬과의 가격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국 중·고등학교에 설치할 이들 교무업무지원시스템 수요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부실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썬이 독식해서 이같은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꺼번에 터져나온 이번 입찰건이 전체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번 교무업무지원시스템 도입은 교육부의 내년도 초·중등학교 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계획을 전혀 무시한 채 추진돼 이중투자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도에 전자결재를 비롯한 교육정보유통시스템의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교무업무지원시스템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에도 정보유통 패키지가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도 교육부 사업계획에는 각급 학교의 서무업무와 인사·재무·회계 등 학교경영정보시스템의 구축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각 교육청이 연말에 도입계약을 맺는 교무업무지원시스템은 사실상 내년에 각급 학교에 설치되는 것이므로 내년도 교육부의 교육정보화 계획에 발맞춰 추진돼야 예산낭비와 관리상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교무업무지원시스템 도입은 도로포장을 한 후에 하수도 공사를 위해 다시 뜯어내는 건설공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무업무지원시스템용 서버는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교무업무지원시스템으로 제안하는 각사의 서버는 한결같이 교육정보유통시스템이나 학교경영정보시스템을 추가할 경우 이를 수용할 만한 능력이 없는 제품들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본사양을 기준으로 서버의 성능을 판단하고 있고 업체들은 입찰가격을 의식, 이러한 기본사양을 맞추는 데 연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중앙처리장치·메모리·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 시스템 처리와 관련된 용량을 늘리거나 또다른 서버를 설치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다 일부 업체는 생산 중단될 제품을 제안하는가 하면 전세계적으로 이미 신기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발표를 늦추면서 구기종으로 대응하는 등 재고처분 대상사업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자사 홈페이지의 제품소개란에 없어진 제품도 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지만, 입찰과정에서의 공정성 시비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으로 아직 최종적으로 공급업체를 선정하지는 않은 대구교육청을 들 수 있다. 대구교육청은 가격입찰에 앞서 실시하는 벤치마크테스트(BMT)에 일부 제품을 제외시켜 민원이 제기된 상황이다. 몇몇 교육청에서는 제시한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을 선정하기도 해 공정성 시비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또 공공수요 입찰제도로 누차 지적되고 있는 부분인 최저가입찰이 이번 교무업무지원시스템은 물론 교육정보화 추진에 있어서 커다란 부실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례로 부산교육청의 경우 BMT 결과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가라는 이유만으로 성능이 가장 떨어지는 기기가 선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이미 교무업무지원시스템용 서버로 그 자격을 취득한 업체들이 가격에만 연연해 최저 기종으로 대응하는 행태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즉 기본사양만 갖추고 경쟁사들보다 싼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어렵지 않게 낙찰받을 수 있다는 간단한 등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교무업무지원시스템은 한국정보공학이 이와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한국컴퓨터통신의 「유니SQL」이 데이터베이스(DB)로 선정됨에 따라 이 용도로 공급하는 서버는 반드시 이 애플리케이션과 「유니SQL」 DB를 포팅해야 한다. 따라서 어떠한 서버가 각급 학교의 교무업무지원시스템으로 선정된다 해도 한국정보공학의 애플리케이션과 「유니SQL」 DB는 필수항목으로 들어가며 이 과정에서 한국정보공학측은 시스템당(1천7백만원 기준) 약 4백만원씩 챙겨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여기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비와 DB 포팅비, 그리고 소프트웨어 사후관리비용 등이 포함돼 있지만 서버 입찰가격이 한 시스템당 7백만원 안팎에서 결정된다는 점과 비교할 때 실익을 챙기는 곳은 따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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