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컴퓨터의 가정용 매킨토시인 i맥이 국내에서도 이같은 선풍을 지속할 것인가. 지난 11월 12일 국내에 설립된 애플코리아가 국내 3개 컴퓨터유통 업체와 총판계약을 맺고 i맥의 국내 전국 동시판매에 돌입한 지 약 한달이 지난 현재, 미풍도 불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지금까지 국내에 판매된 i맥 총물량은 3백여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만 출시 2개월 만에 2천대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미국 애플컴퓨터는 i맥이 미국은 물론 일본·싱가포르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아시아지역에서 PC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서도 큰 선풍이 일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컴퓨터의 이같은 기대는 i맥 판매와 동시에 애플코리아를 설립했으며 기존 독점 거래업체인 엘렉스컴퓨터와 별도로 국내 최대컴퓨터 유통업체의 하나인 컴마을과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컴퓨터 관련 제품영업력을 쌓아온 한국익스프레션툴즈와 각각 총판계약을 맺은 것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애플코리아는 컴마을의 전국 3백70개 전국 매장을 통해 전국 동시판매를 단행하면서 수요급증을 기대하고 지난달 중순에 싱가포르에서 6백여대의 i맥을 들여왔으며 이어 이달 초에 다시 4백여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그러나 애플컴퓨터가 당초 예상한 i맥의 판매수요는 크게 빗나갔다. 판매개시 한달 가량이 지난 이달 12일 현재, 국내에서 i맥의 판매물량은 3백여대로 지난 8월에 출시돼 4개월 동안 23만대를 판매한 일본에서의 영업실적과 비교해 판매물량이 극히 미미하다. 또 두달 동안 2천대를 판매한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인구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의 판매물량의 저조함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 i맥이 이처럼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관련업계에서는 우선 국내에 매킨토시 인구가 극히 적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의 경우 매킨토시 사용자가 전체 PC사용자의 20%를 웃도는 반면 국내는 5% 수준에 불과하다. i맥은 「버추얼PC」 프로그램을 통해 IBM호환 PC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본연의 특징은 「매킨토시」기 때문에 이같은 매킨토시 인구 비율은 곧 i맥의 수요와 직결되게 마련이다.
여기에다 i맥 제품자체가 갖은 특성에서도 수요가 저조한 요인을 찾을 수 있다. i맥은 IBM호환 PC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마케팅초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가 없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일반 프린터를 쉽게 사용할 수 없는 것도 판매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i맥을 일반 프린터와 연결해 사용할 경우 전용 케이블을 마련해야 하나 국내에 아직 전용케이블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코리아는 한국엡손과 공동으로 전용케이블을 도입했으나 아직 i맥 사용자들에게 보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판매부진의 이유는 비싼 제품가격. i맥의 판매가(모니터포함) 2백23만원은 국내 주력제품인 인텔 2백33㎒ CPU를 탑재한 펜티엄Ⅱ PC(모니터 포함)보다 20∼30%가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뜻 PC 대체품으로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업계에서는 애플컴퓨터가 국내 시장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도 i맥 판매수요가 저조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PC시장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저가PC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 중고가형 i맥의 출시는 애당초부터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컴퓨터는 기존 독점거래처였던 엘렉스컴퓨터와 별도로 컴마을, 한국익스프레션툴즈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매킨토시 영업기반이 강한 엘렉스컴퓨터가 최대의 영업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가 최근 IBM호환 PC사업과 시스템통합(SI)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국내에서의 이같은 i맥의 수요저조를 인식해 프린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케이블을 도입하고 있으며 i맥 구매자들에게 프린터를 무상 제공하기로 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i맥 판매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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