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약회사를 모기업으로 둔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이 타 계열사로 합병되거나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수난을 겪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메디칼·일동메디텍·중외메디칼 등 제약사 관련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은 올들어 합병 및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는 것은 물론 자금난으로 조직 및 사업 영역을 대폭 축소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 관련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의 수난은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던 제약사들이 원화가치 하락으로 잇따라 도산하면서 그 여파가 관련 계열사까지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기업체들은 위험부담이 많은 제조 판매보다 수입 판매 방식에 치중, 총 매출액 중 제조 대 수입 비율이 최소 4 대 6에서 1 대 9 이상으로 수입 비중이 월등히 높아 경영난 가중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제조 판매를 주력으로 하면서 수출에 높은 비중을 둬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메디슨·세인전자·닥터리전자 등과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대웅제약그룹 계열사인 대웅메디칼은 그룹 기업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계열사인 대웅상사에 올해중 통합될 예정이다. 검진대·수술대·무영등을 비롯한 제조 부문도 대웅상사로 이관될 예정이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이 사업에 진출한 이래 3년만에 회사 간판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일동제약 계열사인 일동메디텍은 판매 부진에 따른 엄청난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몇몇 업체를 대상으로 회사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96년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등 전자의료기기를 수입 판매하던 메디텍과 일본 알로카사의 초음파 영상진단기 국내 생산 및 총판권을 갖고 있던 계림메디칼을 연이어 인수한 후 97년 약 1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 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으나 올 상반기 매출이 약 30억원에 그치는 등 판매부진을 겪어 왔다.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2,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중외제약그룹 계열사인 중외메디칼도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본 히타치메디컬사와 자본금 50 대 50의 합작회사를 내년 초까지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기존 히타치메디컬사의 국내 독점 판매권과 인력 등을 합작사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지분 참여를 대신해 현 인력의 약 50%를 줄일 방침이다.
이밖에 계열사는 아니지만 제약회사내 의료기기 사업부들도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 상실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사업부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는 업체가 올들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 관련사의 의료기기 사업 실패 원인은 경기 하강 및 수입 비중이 높은 데 따른 판매 부진 외에 약품과 의료기기의 판매방식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의 기존 영업망을 활용하면 된다」는 식의 철저하지 못한 시장 조사에 원인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독자 브랜드를 갖지 못하면 결국 실패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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