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펄스전파를 이용해 도로나 다리·빌딩 등 구조물의 안전진단은 물론 가스·수도관·통신선로 등 지하매설물의 위치를 정확히 탐지해 낼 수 있는 초정밀 지표면 탐사 레이더(GPR:GroundPenetrating Radar) 및 설계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김세윤 박사팀은 지난 95년 12월부터 3년 동안 총 3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다양한 지하매설물의 탐지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첨단 지표면 탐사 레이더 및 최적 설계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표면 탐사 설계기술을 구현한 것은 이 분야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조지아테크사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에 개발된 지표면 탐사 레이더는 1나노초(㎱)의 짧은 시간 동안 전압을 가해 발생하는 0∼3㎓대의 펄스전파를 지하 탐지물에 발사, 매설물에 부딪혀 반사되는 전파를 다시 수신안테나에서 펄스전압으로 바꿔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탐지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이다. 특히 펄스전원·안테나·지하매질·매설물·수신기 등 지표면 탐사에 필요한 변수를 레이더에 맞게 프로그램화해 신속하게 최적의 설계치를 구할 수 있는 설계기술도 개발, 신속하고 정확한 정밀탐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지표면 탐사레이더 제작에 필요한 자체 설계기술이 없고 외국의 경우에도 대부분 경험적 방법에 의존, 실제로 탐사레이더를 제작하고 여러 번의 성능시험을 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으며 정밀탐사에 필요한 최적의 설계치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김 박사팀은 개발된 설계프로그램을 통해 모의 계산한 설계치를 이용해 지표면 탐사레이더를 제작하고 실제 탐사작업을 해본 결과 마른 모래 속에 48㎝ 깊이로 매설된 직경 2㎝정도 크기의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정확히 탐지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세윤 박사는 『이 시스템은 지반 및 지질조사는 물론 고대 유적지 및 유물을 탐사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휴전선 부근에 매설된 지뢰를 찾아내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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