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강용석 변호사

　2000년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Y2k문제에 적절한 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 특히 Y2k문제는 직간접적으로 회사 자체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고객·거래기업에도 손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에 따른 공방이 앞으로 활발해질 것이다.

　Y2k문제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소송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손해발생 이전에 잘못된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기회와 책임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한 소송이다. 이는 회사의 주주·고객·거래기업이 Y2k문제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Y2k문제를 소홀히 한 회사의 임원이나 해당업무 담당자에게 그 책임을 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Y2k문제로 인한 손해액이 실제로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추정기관이나 방법에 따라 수천억원에서 수백조원까지 많은 견해가 있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인 수치를 보기 위해서는 법적분쟁이 실제로 어떻게 결말이 났는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침 미국에서는 Y2k문제와 관련한 법적분쟁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프로듀스팰러스라는 소매점과 텍아메리카라는 금전등록기시스템 판매·제조회사와의 소송이 지난 9월 종결됐다. 프로듀스팰러스사는 텍아메리카사로부터 3년전 금전등록기시스템을 구입했는데 이 시스템이 2000년 날짜가 들어가는 신용카드를 인식하지 못해 판매에 지장을 받자 5백만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1년을 끌다가 당사자간 손해배상액으로 26만달러를 지불하고 시스템을 환불해 주는 것으로 화해를 했다.

　Y2k문제는 아무리 잘 대비를 해도 0.01%의 아주 미미한 실수가 발생하면 그로부터 나타나는 영업중단이나 공장가동 중단 등 손해가 엄청나기 때문에 대규모 소송사태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대규모 소송사태에 대비해 기업 책임자들이 해야 하는 일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회사의 가장 강력한 기획조직으로 하여금 지금 당장 Y2k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 대책과 시행과정을 이사회 등에 보고함으로써 공식문서화해야 한다. 불리한 내용이 될 만한 자료는 신중하게 처리하며 특히 전자우편 등에 향후 소송에 불리한 증거가 될 만한 내용이 남을 수 있으므로 잘 처리해야 한다.

　둘째, 외부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Y2k 평가를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평가결과를 차치하고서라도 이후 소송의 중요한 방어자료가 된다. 물론 회사는 평가결과에 따라 충실히 행동해야 한다. 셋째, Y2k 전문변호사로 하여금 현재 기업의 계약관계를 검토하게 해서 Y2k 면책조항을 삽입하게 해야 한다. 이밖에 Y2k문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Y2k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