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인터넷사업 "명예회복" 나선다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의 피터 히긴스 인터액티브미디어그룹(IMG) 사장을 전격 해임했다.

 IMG는 MSNBC·MSN·멀티미디어게임 등의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MS의 자회사로, 인터넷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중추적인 사업부서다.

 피터 히긴스 사장의 해임은 MS가 최근까지 인터넷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MS는 지난 3년간 1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인터넷사업에 퍼부었지만 지금까지 눈에 띄는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사실 MS는 타업체에 비해 뒤늦게 인터넷사업을 추진했다. 95년초 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인터넷은 한때 인기를 끌다 지나가 버릴 단순한 흥미거리일 뿐』이라고 말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MS는 당시만 해도 윈도95 출시에 주력한 반면 인터넷사업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MS는 지난 95년 윈도95를 출시하면서 윈도95 판매계획의 일부분으로 PC통신업체 「MSN」을 출범시켰다.

 MS는 윈도95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7천만명의 잠재 이용자들이 PC통신으로 자사의 MSN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 윈도95 사용자들만이 MSN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MSN 가입자는 MS가 예상한 것에 훨씬 못 미치는 50만명 수준이었고 특히 미 투자업체 골드만삭스는 MSN사업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자사가 선정하는 유망기업 명단에서 삭제해 버렸다.

 MSN의 실패는 당시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컴퓨서브 등 PC통신업체들이 텍스트 위주의 PC통신환경을 대거 인터넷으로 전환하는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타지 못하고 폐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MS는 지난 96년에 자사 인터넷사업을 전면 재수정, 폐쇄적으로 사용되고 있던 MSN을 인터넷환경으로 전환해 뉴스·잡지 등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정보검색 및 분류서비스, 온라인광고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인터넷사업을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초 MS가 MSN을 10억달러에 매각할 것이라는 MSN 매각설이 인터넷업계에 나돌았고 연말에는 사업부진으로 MSN 서비스를 유럽지역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MS는 올해 초부터 인터넷사업에서 와신상담을 하고 있다. MS는 지난 2월에 MSN의 포털사이트 계획을 발표, 자사 홈페이지와 MSNBC·MSN을 통합하는 한편 자동차전문 사이트인 「카포인트」, 여행사이트인 「엑스피디어」 등도 하나로 합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MS는 지난달 한국·중국·멕시코·브라질·홍콩 등 24개국에서 포털사이트를 구축, 이들 국가의 언어로 된 콘텐츠 및 여러 무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인터넷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 인터넷 광고업체 링크익스체인지를 전격 인수했다.

 MS는 이번달에도 뱅크원은행 산하의 퍼스트USA은행과 인터넷광고 사상 최대규모인 9천만달러 상당의 광고계약을 체결하는 등 MSN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MS의 인터넷사업은 앞으로도 다소 고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MS가 야후나 넷스케이프 등 타업체에 비해 인터넷시장 진출이 늦어 인터넷사업에서 브랜드네임이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MSN은 PC통신부문에서 2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쳐 가입자가 1천4백만명에 이르는 AOL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고 인터넷 접속률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야후나 넷스케이프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로 MS는 인터넷사업에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AOL이 이번 인수를 통해 매머드급 인터넷업체로 등장함에 따라 야후를 제외한 익사이트·라이코스 등 인터넷업체들은 사업기반마저 흔들리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MSN의 인터넷사업도 다소 불투명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OL이 넷스케이프 인수를 통해 EC사업을 본격 강화한다고 발표, 최근 EC시장 진입의 발판을 마련중인 MS로서는 EC사업 강화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MS와의 브라우저 경쟁으로 타격을 받은 넷스케이프가 타업체에 비해 발빠르게 인터넷사업에 투자, 현재 넷센터로부터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는 데 비해 MS가 인터넷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은 인터넷사업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즉, 인터넷사업은 인터넷 이용자의 추세와 인터넷에 관한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가 바로 사업 성패의 관건이란 점이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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