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조직문화의 변혁

　세계화니 무한경쟁이니 하는 추상적 표현으로는 오늘의 현실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부정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소프트한 영역, 즉 의식·사고·가치관 등 정신세계의 재편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우리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은 「문화혁명」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조직문화의 모습은 「벽이 없고(Boundaryless) 자율적인 조직(Empowerment)」이다.

　「Boundaryless」라 함은 부문간·부서간의 정보와 자원 공유를 통해 고객대응력을 제고하는 것을 뜻한다. 조직내에는 조직간·지역간에 존재하는 「수평적 장벽」과 계층간에 있을 수 있는 「수직적 장벽」 그리고 회사와 고객, 회사와 거래업체간에 생길 수 있는 「회사와 외부의 장벽」이 통상 존재한다.

　이 벽을 허물기 위해 회의나 워크숍 등은 「Melt-In Meeting」 형식으로 진행하고 태스크나 프로젝트 업무추진 때 팀은 관련있는 여러 부서의 실무자들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으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그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피가 흐르듯 살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작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면 조직내 전 구성원의 자발적인 고통분담 노력이 절실하기 때문에 문제의 공동해결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벽 허물기가 가지는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Empowerment」는 계층간 권한이전과 공유를 통해 고객대응력을 제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성원의 역량 강화, 권한이전과 위양을 통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조직 분위기 속에서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몇몇 권한을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능력과 잠재력을 키워주고 그들이 이미 지니고 있는 지식과 의욕을 푸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주체는 결국 사람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구성원 개개인의 의식개혁을 통한 인적 자원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의식개혁을 일과성의 구호나 기존 혁신활동의 단순한 연장이 아닌 실체변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체계의 뒷받침을 통해 현장에서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실행과제로는 직무분석을 통해 업무를 조정하고 팀제를 정비하는 등의 인력 및 조직구조의 경쟁력 강화를 꼽을 수 있으며 연봉제 도입, 성과상여제도 개선 등을 통해 능력·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조기에 정착·확산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현실세계에서 가장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것이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곧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바,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그리고 존중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한결같고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위기상황이라고 해서, 또 능력·성과주의라고 해서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가 득세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름다운 개인주의」라는 광고 카피도 있듯이 「내」가 아닌 「구성원으로서의 개개인」이 존중되고 서로가 상대를 인정하며 자기 역량껏 제 역할을 다할 때 「동료가 보고 싶고 하는 일이 재미있으며 경쟁에서 이기는 일을 하고 싶어 출근하는 삶터」가 구현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