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반도체, 외자 6억 달러 유치

 과다한 계열사 지급보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남반도체(대표 황인길)가 6억 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10일 아남반도체는 광주 반도체 조립공장을 6억 달러에 미국 암코테크놀로지(ATI)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남반도체는 이달 중 ATI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단계 대규모 외자 유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ATI사는 미국의 투자증권사인 SG코웬사를 주간사로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광주공장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G코웬사 관계자와 회계전문가들로 구성된 실사팀이 지난 7일부터 아남반도체에 대한 실사작업을 진행중이며 정확한 매각 금액은 실사 후 ATI 이사회와 양사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대한 채권단의 실사를 받고 있는 아남반도체는 매각자금을 부채 해소에 활용,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아남반도체는 이번 광주공장 매각으로 올 들어 필리핀공장인 AA

PI(아남암코필리피나스) 지분 매각 3천4백만 달러, 계열사인 PKL사 지분 매각 2천6백만 달러, 아남에스엔티 지분 매각 5백만 달러, 대만 TSMC 지분 매각 1천만 달러 등을 포함해 총 6억7천5백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게 됐다.

 이번에 아남반도체 광주공장을 인수하는 ATI사는 아남그룹이 지난 68년 미국에 설립한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 마케팅 회사로 현재 아남그룹의 김주진 회장이 대주주로 있으며 올해초 아남그룹과 관계를 청산, 독립적인 미국 법인으로 분리됐다.

 현재 ATI의 본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체스터지역에 있으며 미국과 필리핀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 4개와 미국 애리조나·캘리포니아, 싱가포르, 프랑스, 대만 등 전세계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업체다.

 이번에 매각되는 아남반도체 광주공장은 지난 95년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내 13만평의 부지를 매입, 지금까지 4천억원을 투자해 첨단 볼 그리드 어레이(BGA) 패키지를 중심으로 월 2천만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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