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의 영역이 날로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ERP는 인사·재무·회계와 같은 기업 내부의 업무를 개선하는 용도로 쓰였으나 최근 전자상거래(EC)·영업자동화(SFA)·공급망관리(SCM)·고객관리(CRM)와 같은 외부업무에 쓰임새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확장ERP(Extended ERP)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확장ERP는 ERP시스템과 연동해 사용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확장ERP로는 공급망관리를 비롯해 영업자동화시스템·전자상거래·고객관리시스템·콜센터 등이 있다.
예컨대 해외공장을 여럿 둔 제조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새로운 지역에 수출하려면 어느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공장마다 다른 환율·관세·운송료·재고물량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만일 본사의 ERP시스템과 해외공장의 정보시스템을 연결하는 확장ERP를 구축했다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ERP를 도입하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내부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관심을 쏟았다. 그렇지만 영업활동이나 고객관리와 같은 직접적인 활동이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확장ERP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석기관인 G2R는 세계 ERP시장이 연간 37% 정도 성장할 것이며 이 가운데 인사·재무·회계 등 핵심 ERP 분야가 20%의 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확장ERP 분야는 6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SAP·오라클·피플소프트·바안·JD에드워즈 등 세계 ERP시장 선도업체들은 최근 확장ERP 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SAP·오라클·바안·피플소프트 등은 공급망관리·영업자동화·콜센터 등 관련분야의 업체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올초 인수한 버서틸러티사의 콜센터 기술을 자사의 콜센터 관련모듈에 포함시켰다.
피플소프트는 지난 8월말 영업·고객서비스·헬프데스크 등 확장ERP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이 분야 전문업체인 시벨사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아직 국내에서는 확장ERP를 구축한 사례가 없으나 최근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각각 공급망관리를 시험 구축하고 있다.
또 최근 ERP업체에 도입을 문의하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공급망관리를 비롯한 확장ERP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확장ERP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크게 활성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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