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양산초기 50%를 밑돌던 수율을 90%로 끌어올렸다. (삼성전관)」
「월평균 6억∼7억원의 재고부담을 연간 3천만원 이내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대성하이테크)」
이는 ERP를 도입한 기업들이 보인 반응이다. 삼성전관은 SAP의 「SAP R/3」시스템을 본격 가동한 지 7개월 남짓 됐으며, 대성하이테크는 한국하이네트의 `인프라ERP`를 구축해 가동한 지 한달도 안됐다. 짧은 운영기간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ERP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ERP를 도입하려는 많은 기업들은 바로 두 회사와 같이 업무 효율성의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ERP를 구축하기만 해도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ERP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성공적인 ERP 구축에는 △적절한 시스템의 선정 △업무과정에 대한 정확한 분석 △사용자의 적극적인 활용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조화를 이루면서 ERP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은 뜻밖에 많지 않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값이 비싸더라도 무조건 기능이 많은 ERP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ERP시스템이라고 해도 이를 소화할 만한 업무체계와 정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에는 쓸모가 없다.
더욱이 ERP공급 업체들은 매출올리기에 급급해 자사의 제품이 적절한 제품인지 여부를 해당 기업에 좀처럼 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ERP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먼저 이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을 보유해야 한다.
또 부정확한 경영분석도 성공적인 ERP구축을 가로막고 있다. ERP를 구축하는 기업은 대체로 사전에 업무과정을 포함해 경영 전반을 컨설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현재 국내에는 이렇다 할 만한 능력을 갖춘 컨설턴트가 많지 않다.
일부 컨설팅업체는 수주금액이 적거나 수주가 폭주할 때 경력이 짧은 초보 컨설턴트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컨설팅업체의 선정은 ERP시스템의 선정보다도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RP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이를 도입한 기업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중요하다.
ERP시스템의 도입 목적은 단순한 재고비용의 감소나 생산성 향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는 ERP시스템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게 더욱 값지다.
도입 초기에는 업무 부하의 가중이나 새로운 시스템을 접하는 불편 때문에 사용자의 불만이 많다고 한다. ERP시스템의 도입 효과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에 더욱 극대화한다.
여기에는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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