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공작기계 수요 급증 따라 업체간 경쟁 치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급증한 실직자의 재취업이나 전직을 위한 재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 산하 직업훈련학교를 중심으로 교육용 공작기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각 대학 공대·공업전문대·공업고등학교 등 교육기관도 기능 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용 공작기계 도입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어서 산업용 공작기계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교육용 공작기계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천기계·터보테크·대우중공업 등 교육용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은 수요가 증가하는 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기관 전담 영업팀을 구성하고 무료 순회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육용 공작기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교육용 공작기계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던 통일중공업이 최근 부도 처리되고 교육용 컴퓨터 수치제어(CNC)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국산전이 대우중공업으로 합병되면서 이 시장을 차지하려는 후발업체들의 시장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교육용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수요업체들의 자금난 심화에 따라 부도 위험이 크게 증가하면서 현금 결제가 가능하고 대금 회수가 용이한 교육기관이 매력있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터보테크는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사용할 경기용 CNC장치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특판팀을 구성하고 교육기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교육용 CNC장치로 개발된 「HiTROL E-1」 외에 지능형 CAM시스템인 「SPEED 플러스」와 그래픽 시뮬레이터인 「CANVAS」 및 「DNC」에 PC-NC 기능을 부가한 시스템을 중점 판매하고 있다.

 과거 교육용 공작기계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했으나 한동안 산업용 공작기계 부문에만 집중해왔던 화천기계는 지난해 부도가 난 광주남선선반 대신 올해 초 기능경기대회에 경기용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교육기관시장 재진입의 발판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산업용 장비시장에서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CNC선반(모델명 HIECO-10)에다 터보테크의 CNC장치를 부착해 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한국산전의 CNC장치 사업을 인수한 대우중공업은 교육용 PC-NC인 「WIN CNC」와 교육용 유연생산시스템(FMS)·교육용 머시닝센터 및 선반·와이어커팅기·소형 로봇·레이저 가공기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갖추고 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현대정공도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컨트롤러 시뮬레이터를 탑재하고 VCR 등 각종 교육 기자재를 장착한 차량을 구입하고, 일선 직업기술학교 및 공업계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출장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산업용 공작기계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교육용 시장에 눈길을 돌리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져 자칫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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