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에 도전한다 (6);시큐어소프트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발생한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는 아이에스에스와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의 합병이다. 방화벽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던 두 경쟁사가 힘을 합침으로써 외국업체에 대항할 수 있는 초대형업체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같은 빅딜로 새롭게 탄생한 회사가 바로 시큐어소프트다.

 두 회사의 합병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여름경. 두 대표가 사적인 자리에서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보안솔루션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너무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누면서부터다. 이후 9월부터 두 회사는 좀더 깊숙한 얘기를 나누게 됐고 마침내 11월 5일 두 회사 통합을 전격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큐어소프트는 따라서 이번 빅딜 결과를 승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내년에는 시장이 형성된 방화벽 수요확산에 주력하고 점차 PC보안·시스템보안·네트워크보안 시스템 등 보안분야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시큐어소프트는 방화벽 분야의 경우 최근 정보보호센터에서 「시큐어실드」 방화벽에 대한 K-4등급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두 회사 통합을 받쳐나갈 확고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K-4 인증이란 국가 공공기관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국가인증이다. 시큐어소프트는 이 인증 획득으로 그동안 미뤄졌던 공공기관에 대한 공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시큐어소프트는 가상사설망(VPN)용 전용시스템을 출시, 네트워크 보안분야에 진출하고 하반기부터는 기업내부 보안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시큐어소프트는 또 내년 상반기부터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기로 하고 현재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 이외에도 미국·중국 등에 별도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세계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 관련업체와 제휴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펜타시큐리티시스템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안연구소와 공동개발한 「바이러스 월」이 국산신기술인정마크(KT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외국업체와는 인터넷시큐리트시스템, 넷스크린 등 두 회사의 기존 제휴처와 제품 판매는 물론 컨설팅, 주문형반도체(ASIC) 제작 등 기술적인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는 올해 제품인증이 늦어져 30억∼40억원 정도의 매출에 그치지만 내년에 두배 이상 성장하고 오는 2000년경에는 매출액 2백억원 이상의 세계적인 보안솔루션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홍선 사장 일문일답>

 -두 회사 합병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데.

 ▲평소에 국내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종종 일어나는 빅딜이 불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1, 2위 업체간 합병을 한번 시도해보고 싶었다. 합병에 대해 일부 시샘하는 시각은 있지만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훨씬 더 크다.

 -합병 후 국내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되나.

 ▲공공기관의 경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민간시장도 50%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보안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최근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에서도 보안시장은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할 것이다. 인트라넷,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보안문제의 해결은 가장 필요한 분야기 때문이다.

 -앞으로 포부를 말한다면.

 ▲그동안 진정한 의미의 성공 벤처기업이 국내에는 없다고 본다.성공한 벤처기업이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회사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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