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 유력 컴퓨터업체들은 세력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PC아키텍처를 개방(오픈)하고 사분오열을 거듭하며 성장해 왔다. PC사용자들은 이런 개방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는 PC기술의 변화추세를 쫓아가기에 바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PC의 표준 아키텍처는 「윈텔(Wintel)」이라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2사가 연합을 결성해 독점적으로 결정해 왔다. 그리고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IBM 등 네트워크 컴퓨터(NC)연합군은 이 윈텔진영의 아성을 무너뜨리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법무부와 MS간에 진행되고 있는 반독점법 재판을 계기로 PC시장을 주도하며 혈맹관계를 유지해 온 윈텔진영이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텔의 스티븐 맥기디 수석부사장은 법무부측 증인으로 출석해 MS측 인사의 말을 인용, 『MS의 시장전략은 일단 업체들을 끌어안아(embrace) 세력을 확장한(extend) 다음에 결국 경쟁업체를 말살시키는(extinguish)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 인텔은 MS의 윈도를 대신할 새로운 운용체계(OS)를 찾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드러난 여러 가지 사실을 보면 인텔은 뭔가에 손을 뻗치고 있는 듯하다. 또 MS와 대립할 의사가 없더라도 그럴 가능성은 있다는 두 가지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최근의 여러 사실을 살펴보면 인텔은 윈도NT의 가장 큰 적인 리눅스(Linux)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자바(Java)를 지원하는 칩을 개발했다. 또 인텔은 스트리밍미디어 시장에서 MS의 경쟁사인 리얼네트워크사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비(Be)사의 본사에 엔지니어를 파견, BeOS의 인텔이식을 지원했다. 여기에 앤디 글로브 회장을 포함한 인텔 경영진들이 BeOS를 시연하거나 MS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횟수가 빈번해졌다. 이같은 사실들을 하나로 정리해 보면 「인텔은 생존을 위해 윈도의 대체를 준비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인텔은 지금까지 MS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으며 이것이 높은 대가를 치르게 하는 실수였다고 인식하는 듯하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자금과 두뇌로 무장한 인텔은 지구상에서 MS를 탈선시킬 힘이 있는 유일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인텔은 실제로 그 작업을 착수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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