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스케이프 인수"한 AOL 향후 행보

 미국 최대 PC통신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이 넷스케이프 인수를 최종 발표했다.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이번 인수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와 브라우저 업체간의 재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이번 인수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여타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관련사업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OL은 넷스케이프 인수를 통해 넷스케이프의 브라우저와 홈페이지 「넷센터」를 통합함으로써 규모의 인터넷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자사의 PC통신서비스와 넷센터의 인터넷 포털서비스를 통합·지원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AOL은 자사의 PC통신 가입자로 1천4백만명을 확보하고 있고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인 ICQ의 가입자는 2천1백만, AOL의 PC통신 자회사인 컴퓨서브는 2백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가입자를 바탕으로 AOL은 넷스케이프의 2천만 이용자까지 확보하게 되어 AOL은 명실상부한 인터넷업체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AOL은 이같은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발판으로 포털사이트 전략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높은 인지도와 2, 3위를 다투는 인터넷접속률을 기반으로 인터넷광고시장과 전자상거래(EC)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인수가 성사됨에 따라 그동안 MS와 넷스케이프간에 치열하게 벌여온 브라우저 경쟁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6년 AOL은 MS가 윈도에 자사 로고를 실어준다는 조건하에 오는 99년 1월까지 AOL 가입자에게 익스플로러만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익스플로러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높아졌다.

 AOL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은 인수발표를 하면서 앞으로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익스플로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AOL이 넷스케이프의 브라우저를 기술적으로 지원키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즉, 앞으로 AOL이 기술적으로 넷스케이프를 지원하게 될 경우 자사 가입자에게 넷스케이프의 브라우저를 우선 제공할 공산이 크다.

 특히 AOL은 MS의 익스플로러와 경쟁을 위해 선 등 그동안 넷스케이프와 밀접한 제휴관계를 유지한 IT업체들과 넷스케이프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간 넷스케이프와 MS간의 브라우저 경쟁은 AOL-넷스케이프-선 등의 반MS진영과 MS간의 경쟁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번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의 최대 수혜자는 선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인수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선은 AOL과 3년간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 5억달러 상당의 자사 시스템과 기술을 AOL에 독점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선은 이를 통해 기업고객 위주의 사업을 소비자 고객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AOL의 EC사업 지원 및 인터넷접속장치 개발에 자바기술을 활용, 자바 플랫폼을 확장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선은 앞으로 세트톱박스, 인터넷TV 등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도 AOL과의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AOL은 MS 소유의 인터넷TV방송업체 「웹TV」에 대항키 위해 올해 초 인수한 넷채널의 가입자에게 자바를 탑재한 세트톱박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MS의 반독점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재판과정에서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자사의 브라우저만을 탑재하도록 강요하는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을 AOL에 보낸 것이 밝혀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MS는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가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이 제소한 반독점 위반 소송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MS는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가 MS에 대한 불공정 제소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AOL의 넷스케이프 인수는 넷스케이프의 브랜드·브라우저·사이트를 기반으로 AOL이 매머드급 인터넷사업을 추진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AOL은 넷스케이프를 대신해 MS와 인터넷사업 및 차세대 인터넷서비스사업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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