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노벨 對 시스코-MS "윈윈 개념" 편싸움

 네트워크장비 시장진출을 앞두고 있는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와 디렉터리 소프트웨어(SW) 시장진입을 준비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노벨과 시스코와 제휴, 내년부터 이들 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루슨트-노벨과 시스코-MS 간의 윈윈(Win-Win) 경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루슨트는 지난 30개월 동안 원거리통신망(WAN) 기반의 비동기전송모드(ATM) 장비업체인 유리시스템, 원격지접속 장비업체인 리빙스턴 엔터프라이즈와 스위치 업체 프라미넷 등 10여개 네트워크 장비업체를 인수, 앞으로 본격적으로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특히 루슨트는 네트워크 장비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 현재 네트워크SW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트워크SW 전문업체 노벨과 전략적 관계를 맺었다.

 지난달 루슨트와 노벨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루슨트의 라우팅 스위치 「캐전 P550」에 노벨의 디렉터리SW인 「노벨 디렉터리 서비스(NDS)」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또한 두 회사는 앞으로 루슨트의 네트워크 장비에 노벨 제품 탑재를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이기종의 네트워크 장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이 강화된 네트워크 관리 SW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슨트와 노벨의 전략적 제휴 발표는 현재 네트워크장비 매출액에서 1위를 올리고 있는 시스코에 강한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루슨트가 잇따라 네트워크 장비업체를 인수해 시스코의 강력한 경쟁사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시스코가 그동안 MS와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벨의 네트워크SW를 자사 네트워크 장비에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제휴는 시스코에 반 시스코 연합전선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스코와 루슨트는 최근 고소와 그에 따른 맞고소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루슨트는 시스코가 라우터·프레임릴레이·ATM 부문에서 자사의 8개 기술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해 시스코를 제소했다. 이에 대해 지난 7월에는 시스코가 ATM·LAN 기술 부문에서 자사의 6개 기술특허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들어 루슨트를 미 지방법원에 맞고소하면서 이에 대응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루슨트는 노벨의 NDS와 자사의 새로운 네트워크 제품간의 통합을 일궈내 네트워크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이에 대해 시스코는 휴렛패커드(HP)와 음성·데이터 통합 지원에 관해서 협력하기로 최근 발표, 루슨트의 음성기술에 기반한 네트워크 제품과의 경쟁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다.

 루슨트와 시스코간의 네트워크장비 시장경쟁 외에 노벨과 MS간의 디렉터리SW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디렉터리SW는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자 확인, 네트워크 자원관리, 네트워크 보안을 위한 분산 데이터베이스SW로 노벨이 이 분야에서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디렉터리SW를 선점할 경우 프린터·애플리케이션·보안 등 네트워크 관련SW에서 자사의 제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 앞으로 디렉터리SW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큰 시장을 놓칠 리 없는 MS는 내년 디렉터리SW인 「액티브 디렉터리(AD)」를 출시하는 한편 현재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스코와 AD를 공동 지원하는 등 디렉터리SW 시장 공략을 적극 준비중이다.

 특히 MS는 AD와 내년에 선보일 「윈도NT서버 5.0」과의 호환성을 강화해 네트워크 운용체계(NOS)인 윈도NT서버를 기반으로 AD 판매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벨은 자사의 NDS도 윈도NT서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에 따른 기술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이들 진영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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