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네트워크 금융" 본격화

 일본의 금융기관이 개인투자가 대상의 전자상거래(EC)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증권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한편 취급 상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은행은 인터넷 뱅킹에 이어 전자결제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보험업계도 개인연금 등 단순 상품을 시작으로 「네트워크 금융」 판매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증권업계에서는 인터넷 상의 증권 거래를 중개하는 「홈트레이드 서비스」의 경우 신규 진출도 잇따르며 이미 일반화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예컨대 지난 8월 말 서비스 개시한 다이이치증권의 홈트레이드가 PC뿐 아니라 가정용 인터넷 단말기인 웹TV에도 대응하는 등 내용 면에서 독자성을 강조하는 단계로 발전해 가고 있다.

 증권업계의 움직임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중소 증권사. 장점 분야에 특화해 개성적인 서비스를 내세우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쓰이증권은 서비스 내용을 주식 매매 중계 등 두 가지로 한정하는 대신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수수료가 완전 자유화되는 내년에는 일반의 경우 50% 정도 낮출 계획인데, 홈트레이드 이용자에 대해서는 최대 7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마쓰이증권은 전화 주문에 의한 주식 중개가 중심이다. 물론 점포 수도 적고 외부로 영업을 나가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수수료를 다른 대형사의 절반 수준으로 할 수 있는데,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인건비 등 비용이 더욱 줄어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다.

 마쓰이증권처럼 영업비용 등의 경비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 수수료를 낮춰 승부하는 증권사들을 보통 「디스카운트 브로커」라고 한다. 이 디스카운트 브로커에게 인터넷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돼 미국에서도 E트레이드 등과 같은 벤처기업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이같은 서비스 확충을 통해 실제로 많은 실익을 얻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96년 4월 홈트레이드를 개시한 다이와증권의 경우 올들어 가입자가 매달 10% 정도씩 증가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보험업계도 「네트워크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단계로 진출업체가 선두 몇몇에 불과하고, 상품 종류도 극히 일부로 제한돼 있다.

 그 이유는 보험의 상품내용이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종신보험과 같은 생명보험의 경우 종류가 많고 특약 조항 등 부대조건에 따라 보험료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직접 영업사원의 상품 설명을 듣고 계약할 필요성이 높다.

 미쓰이생명은 지난 7월 생보사로는 처음으로 개인연금보험의 인터넷 판매에 착수했다. 개인연금은 보험상품 중 내용이 가장 간단하다. 소니생명은 지난 4월부터 내용을 간소화한 학자금 보험을 인터넷에서 판매중이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보험료 징수에 전자결제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미쓰이생명의 경우 다이닛폰인쇄가 운영하는 사이버쇼핑몰 「EC갤럭시」에 출점하고 가입자의 초회 보험료를 전자결제로 징수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런던보험회사가 교통사고장해보험과 가재(家財)보험 등에 한정해 홈페이지 상에 신청을 받고 있다. 보험료 지불은 크레디트카드를 이용해 홈페이지 상에서 할 수 있다.

 이밖에 일본생명의 경우는 인터넷을 다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4월부터 개시한 「인터넷ATM」이라는 코너에서 보험금 잔액 조회, 적립배당금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은행권에서는 「인터넷 뱅킹」이 확산되고 있다. 스미토모은행이 지난해 1월 개시한 것을 비롯해 산와은행이 올 2월 가세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대부분 이미 인터넷을 사용해 잔액 조회나 이체 등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뱅킹을 도입한 상태이고 외국계 은행에서도 시티뱅크가 다음 달 도입키로 하는 등 확산될 움직임이다.

 이 인터넷 뱅킹은 PC 상에서의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휴대전화 등 휴대정보통신기기로 매체가 확대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휴대전화사업자인 NTT이동통신망(NTT도코모)이 오는 12월 개시할 예정인 「모빌뱅킹서비스」로 스미토모·산와·사쿠라·도쿄미쓰비시 등 주요 6개 은행이 참가한다.

 이 모빌뱅킹서비스는 휴대전화에 텍스트 중심의 웹브라우저를 탑재해 이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경유로 이체·잔액조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인터넷 뱅킹과 함께 EC용 결제서비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의 예로는 지난 7월 말 개점한 인터넷 상의 사이버몰 「EC다이렉트」를 들 수 있는데, 여기서는 산와은행이 제공하는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사용해 전자결제가 이루어진다.

 이밖에 오는 12월부터는 은행에서 투자신탁의 창구 판매가 가능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인터넷 상에서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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