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컴업체들, 사령탑 "물갈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컴퓨터 관련업체의 사령탑들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올들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트(한국CA)·아이오메가코리아·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한국데이타제너럴(DG) 등 주요 외국계 컴퓨터 관련업체의 최고 경영진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극심한 매출부진과 개인적인 금융사고로 인해 잇따라 퇴진하면서 사상 초유의 사령탑 무더기 퇴진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올들어 유닉스서버와 워크스테이션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매출부진에 시달려오다 최근 김원국 사장이 일신상 문제와 관련, 미국 본사의 특별감사를 받으면서 지난 9월 전격 경질됐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헤드헌터사를 통해 한국 지사장 물색에 나서는 동시에 폴 헤퍼 본사 컴퓨터시스템 사업부 이사를 이달말 경에 한국에 파견, 잠정적으로 지사장직을 대행하기로 했다.

 메인프레임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한국CA는 그동안 위재훈 사장이 경영업무를 방만하게 수행해온 데다 매출부진까지 겹치자 지난 7월 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지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곧바로 채널영업을 총괄해온 하만정 이사를 새 지사장에 승진, 발탁했다.

 한국SGI는 영업부진 책임을 물어 지난 6월 조성대 사장을 아·태지역 영업본부장으로 전보 발령하고 한국DG 사장인 김용대씨를 전격 발탁해 99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지난 7월 1일자로 새로운 조직체제를 갖췄다.

 또 현재 지사장 공백상태에 있는 한국DG의 경우 손영진 상무가 대표직을 대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신임사장이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이오메가코리아는 김석기 사장이 최근 미국 애플컴퓨터의 한국시장 직접 진출로 새로 출범한 애플코리아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 후임으로 최근 문일권 부장을 새로운 지시장으로 임명했다.

 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컴퓨터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외국업체들의 판매난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외국계 컴퓨터업체 사령탑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면서 이같은 최고경영진 교체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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