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성 어려움 겪는 "Divx"

Divx(Digtal Video Express)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는 미 전자유통 업체 서킷시티가 이번 달부터 미 전역을 대상으로 Divx 타이틀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와의 경쟁 및 부족한 콘텐츠.유통망으로 인해 Divx 시장확보에 다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킷시티가 지난해 9월에 개발한 Divx는 영구히 사용할 수 있는 DVD와는 달리 48시간 동안만 한정해 영화·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타이틀로 서킷시티는 이번 달부터 미 전역의 70여 유통업체와 제휴, 비디오 대여방식처럼 Divx 타이틀을 4.5달러에 공급할 계획이다.

 서킷시티는 1장당 20∼30달러 수준인 기존 DVD타이틀에 비해 Divx 타이틀 가격이 더욱 저렴하다는 점과 무단 복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Divx 시장성은 매우 높다고 밝히고 있다.

 Divx 타이틀은 Divx 전용 플레이어로 구동하기 때문에 제니스·파나소닉·RCA 등 가전 업체들도 이번 달에 본격적으로 Divx 플레이어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발표해왔다. 이들은 Divx 플레이어가 기존 DVD플레이어와는 달리 DVD 타이틀과 Divx 타이틀 모두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이 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Divx 플레이어 및 타이틀의 시장성 확보가 현재 상황에서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이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DVD와의 경쟁 때문이다.

 기존 CD롬을 대체하며 점차 시장성을 확보해가고 있는 올해 DVD 플레이어 판매대수는 5천3백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8백만대의 DVD 드라이브가 PC에 탑재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올해부터 DVD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DVD에 비해 일반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은 Divx 플레이어 판매대수는 1백만여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미 주요 미디어 그룹들이 Divx보다 DVD를 선호함에 따라 Divx 시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DVD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던 타임워너 비디오, 소니 픽처 엔터테인먼트가 Divx에 필요한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콘텐츠 제공을 거부했으며 최근까지 DVD와 Divx의 시장성을 저울질했던 파라마운트와 폭스가 자사의 영화 콘텐츠를 DVD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혀 Divx 시장 공략을 앞두고 있는 서킷시티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이에 따라 Divx 타이틀은 현재 DVD 타이틀에 비해 확보량에서 상당히 저조한 실정이다. 영화·뮤직비디오 등의 DVD 타이틀은 이미 1천6백여개가 시장에 출시된 반면 Divx 타이틀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3백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콘텐츠의 부족은 결과적으로 Divx 시장성을 저하하게 만들어 Divx 출시 시기를 계속 늦추게 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서킷시티가 지난달에 본격 실시할 예정이었던 미국전역에서의 판매를 이번 달로 연기한 데는 Divx 타이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ivx 시장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유통부문에서 DVD에 열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유통업체 넷플릭스는 인터넷을 통해 DVD 대여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Divx의 가격에 비해 저렴한 가격인 4달러로 DVD를 대여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한편 대여한 DVD 타이틀을 7일 동안 시청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48시간 내에 미 전역에 배달, 시청 후 DVD타이틀이 마음에 들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비디오 유통업체 블록버스터 비디오는 자사의 3천2백 상점 중 5백여 상점에서 DVD를 대여할 계획이고, 인터넷 유통업체 DVD 익스프레스는 PC통신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과 1천5백만달러 계약을 맺어 3년간 AOL 사이트를 임차해 DVD 대여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 미국적 현실을 반영하며 지난해 등장한 Divx는 현재 불안한 출발을 앞두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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