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노트북용 칩시장 주도권 도전받아

 미 인텔의 노트북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칩세트 시장 지배체제가 도전을 받고 있다.

 인텔 경쟁업체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최근 자사 K6 프로세서의 노트북 버전을 발표한 데 이어 그래픽 칩 공급업체인 트라이던트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저가의 통합 칩세트 개발을 통해 인텔에 도전장을 내밀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중 특히 AMD의 노트북용 K6 발표는 조만간 노트북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MD가 최근 발표한 노트북용 K6는 2백66 및 3백㎒ 버전으로 이 프로세서는 데스크톱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하고 있는 이 업체가 노트북용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인텔의 지배에 대항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AMD는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사이릭스 부문과 함께 데스크톱용 칩 시장에서 저가제품으로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해 왔다.

 이들 업체의 저가 칩 공세는 1천달러 이하 데스크톱 PC 붐을 일으킨 주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해 왔다.

 일부 컨설팅 업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천달러 이하 PC는 유통시장에서 전체 컴퓨터 판매량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제품이 AMD의 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MD의 마틴 부스 컴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이와 관련, 『우리는 (노트북 분야에서도) 데스크톱 분야에서와 마찬가지의 성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한 제품 공급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AMD측의 계산이다.

 AMD는 이를 위해 인텔보다 25% 저렴한 가격에 동급 성능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전략을 밀고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1천개 구매시 개당 칩 가격을 3백㎒ 노트북용 K6는 2백29달러, 2백66㎒ 버전은 1백59달러로 각각 책정했다.

 AMD의 이같은 전략은 데스크톱 시장에서와 같이 노트북 시장에서도 저가화 추세를 야기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액정 디스플레이와 기타 노트북에 탑재되는 일부 부품 가격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노트북이 데스크톱보다는 비싸겠지만 1천2백달러대의 제품 출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컴팩 등 3백㎒ K6를 탑재한 노트북 컴퓨터를 4·4분기 중 출하할 예정인 PC업체들이 당장 그 정도의 제품가를 실현하기는 어려우며 초기엔 2천달러 정도의 제품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경우 2백33∼2백66㎒의 기존 노트북 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되며 그 결과 앞으로 1천5백달러 이하 노트북 제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노트북 시장에서도 저가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AMD는 이번 제품 발표를 계기로 노트북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3차원 그래픽 성능이 강화되고 버스속도도 K6의 66㎒보다 빠른 1백㎒를 실현한 K6-2의 노트북 버전을 내년초 발표하고 곧이어 2백56KB의 레벨2 캐시를 장착한 K6-3도 선보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내년엔 K6-2와 K6-3를 포함한 다양한 노트북용 칩을 확보하고 인텔과 마찬가지로 시장별 특화전략을 구사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칩세트 분야에선 트라이던트가 대만의 바이어 테크놀로지스, 에이서 랩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인텔과의 경쟁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래픽 칩과 코어 로직을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한 노트북용 칩세트로 인텔의 아성을 적극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트라이던트의 이같은 공세적 움직임은 바이어가 얼마전 그래픽 칩 제조업체인 트라이던트와 협력해 「아폴로 MVP4」 칩세트를 개발할 것임을 밝히면서 가시화됐다.

 이어 에이서 랩스도 「알라딘」이란 칩세트를 트라이던트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라이던트의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이서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으나 그래픽 칩과 로직을 통합한 칩세트를 곧 발표할 것이라는 점만은 인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발표 예정인 칩세트가 노트북에 적합토록 설계된 것으로 특수 전원관리 기능과 저전력 소비 모드 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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