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협, "日 캡콤 게임SW 심의금지" 조치 효력승계 놓고 고민

　아케이드 게임 업무가 보건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로 넘어오면서 새로 아케이드(업소용) 게임 심의업무를 맡고 있는 공연예술진흥협의회(공진협)가 일본 캡콤사의 게임 심의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기존 아케이드 게임 심의기관이었던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는 캡콤사 게임기의 국내 판권 보유업체였던 현대전자와 이 회사의 총판 대리점이던 동양에이엠, 풍전흥산 등 3사가 「마벨대 캡콤」 게임 심의필증 교부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필증을 부착했다는 이유로 지난 8월 25일자로 캡콤사의 제품에 대해 2년간 심의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공진협은 한컴산으로부터 8월 27일자로 아케이드 게임 심의업무를 이관받았으나 한컴산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통보받은 것은 한달이 지난 9월 30일. 그 사이에 풍전흥산은 지난 8월 14일 한컴산으로부터 심의를 받았으나 「2년간 징계」 조치로 필증을 받지 못했던 캡콤사의 「스트리트파이터 제로3」에 대한 필증을 교부해줄 것을 공진협에 신청해 놓은 상태여서, 한컴산이 취한 조치를 공진협이 이어받아야 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 것은 한컴산측이 이달 2일자로 『필증교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동양에이엠이 문제제기를 취하해 3사에 대해 취한 심의업무 중지 조치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이들 3사와 공진협에 보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동양에이엠측은 이같은 내용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공진협으로 심의업무가 이관된 시점이 8월 27일자이기 때문에 한컴산의 조치는 27일 이전까지만 효력을 발생하고, 심의권한을 상실한 상태에서 10월 2일자로 한컴산이 취한 조치는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제하면서도 『한컴산의 조치를 승계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공진협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진협의 한 관계자는 『캡콤사 게임의 심의 지속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문화부 고시안에는 과거 심의기관이 취한 조치의 효력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심의필증을 내줄 뜻을 보였다.

　한편 현대전자 등 3사가 한컴산으로부터 심의업무 중단조치를 받은 것은 한컴산 직원이 심의필증을 심의 의뢰업체에 직접 찾아가 부착토록 돼있는 규정을 위반하고 일부를 현대전자측에 건네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