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텔이 미국의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사에 출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크게 보도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우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을 비롯해 현대전자·LG반도체 등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가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부문 합병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 일정에는 외자유치를 통해 재정을 건전화 한다는 것이 필수항목 중 하나다.
대기업 구조조정 합의 이전에도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IMF로 어려워진 자금조달을 위해 외자유치에 힘써왔다. 이때 빠짐없이 거론되던 업체는 세계 반도체 분야 1위업체인 인텔. 실제로 인텔은 안정적인 D램 확보를 위해 올해 삼성을 비롯, LG·현대와 투자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마이크론사로 낙점될 경우 국내업체들이 인텔로부터 외자를 유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인텔 외에도 투자업체를 물색해왔으나 지난해부터 반도체 시황이 극히 악화되면서 투자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데 고민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외 반도체업체들이 사상 최악의 시장상황으로 투자를 크게 축소하고 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이 한창인 상황에서 투기성이 강조되는 D램 사업에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인텔이 마이크론에 투자할 경우 예상되는 또하나의 큰 변화는 차세대 D램시장이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인텔이 지원하는 램버스 D램과 맞서 차세대 D램 제품으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 싱크로너스 D램, 싱크링크 D램(SLD램) 개발에 삼성·현대 등 국내업체와 보조를 맞춰왔다.
특히 컴팩컴퓨터와 휴렛패커드·IBM사 등 PC업체, 현대전자·마이크론 등 메모리업체 등이 참여한 SLD램 공동 개발 컨소시엄인 SLDRAM사에 주도적으로 참여, 표준화 작업을 벌이는 한편 PC업체에 SLD램 샘플을 가장 먼저 공급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활동은 향후 메모리 제품을 램버스로 이끌어가겠다는 인텔에 눈엣가시로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인텔이 마이크론에 출자할 경우 마이크론을 램버스 진영으로 귀속시켜 향후 메모리시장을 급속하게 램버스로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램버스 제품을 개발하면서도 인텔에 이끌려가지 않기 위해 계속적으로 DDR나 SLD램 개발을 추진했다』며 『마이크론이 램버스 D램외 대안을 포기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D램 전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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