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애플, 한국에 지사 설립 추진.. 엘렉스 역할변화 여부 관심

 미국 애플컴퓨터가 한국에 현지지사인 「애플코리아」의 설립을 추진함에 따라 그동안 국내시장에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독점판매해 온 엘렉스컴퓨터와 애플컴퓨터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코리아 설립은 중장기적으로 애플컴퓨터의 한국시장 직접 진출을 의미하고 있으나 당장에는 별다른 변화없이 공동보조를 취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엘렉스컴퓨터의 김남욱 사장은 『애플컴퓨터가 다음달 중순에 지사를 설립해 마케팅·시장조사·기술개발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매킨토시 컴퓨터의 국내 판매는 물론 이와 관련한 각종 판촉활동의 주체가 여전히 엘렉스컴퓨터임을 강조했다.

 즉 애플코리아는 최근 해외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i맥(iMAC)」을 비롯한 매킨토시 컴퓨터의 한국시장 판매활성화를 위해 엘렉스컴퓨터를 지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광고·홍보 등에 주력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애플컴퓨터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고 해서 판매에 직접 뛰어들 경우 자칫 혼선을 초래해 오히려 매킨토시 컴퓨터의 시장 확대를 저해할 수 있는데다 10년 이상 매킨토시 컴퓨터를 판매하면서 쌓아온 엘렉스컴퓨터의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엘렉스컴퓨터는 지난 87년부터 국내에서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독점판매해 오면서 단단한 영업노하우를 축적함은 물론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한글화 기술 면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전국에 1백여개의 매킨토시 전문판매점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한국컴퓨터 디자인대전, 디자인관련 교육협의기구 등 매킨토시시장 기반확대를 기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춰놓고 있다. 엘렉스컴퓨터는 또 지난 96년 한해 동안만 애플컴퓨터로부터 구매한 물량이 8천만달러에 이르는 등 아시아권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의 김남욱 사장은 이와 관련 『애플컴퓨터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애플코리아는 국내 시장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전세계 차원의 브랜드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국내 매킨토시 시장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오는 10월 애플코리아가 설립되면 11월부터 본격적인 공동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욱 사장은 특히 『엘렉스컴퓨터는 국내 영업을 전담하고 애플코리아는 이를 지원하는 업무로 역할분담이 명확할 것』이라며 『애플코리아 설립으로 엘렉스컴퓨터와 애플컴퓨터의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지원체제 강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엘렉스컴퓨터가 이번에 도입, 시판에 나서는 「i맥」에서 가시화할 전망이다. 엘렉스컴퓨터는 다음달 중순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가격을 낮춰 미국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형 매킨토시 컴퓨터 「i맥」을 본격 도입, 판매할 예정.

 엘렉스컴퓨터는 「i맥센터」라는 신규 대리점을 개설하고 또 기존 대리점 중에서 우수한 점포를 선정해 대대적인 판촉을 벌일 계획이다. 애플코리아는 이에 대해 홍보를 전담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면서 「i맥」 판매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조짐이다.

 그러나 관련업계 일부에서는 애플컴퓨터가 직접 진출을 시발점으로 점차 국내 사업기반을 확대하면서 독점판매의 지위을 갖고 있는 엘렉스컴퓨터에의 의존성을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 역시 이미 사업구조조정과 경영기반 재구축 등을 통해 시스템통합(SI)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등 국내 사업기반을 새롭게 조성하면서 매킨토시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가고 있는 상태.

 따라서 두 회사는 당분간 「애플코리아」 설립과 「i맥」 출시를 기점으로 보다 긴밀한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해 나가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서로의 이해득실 결과에 따라 관계설정이 새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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