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없는 나라. 인터넷을 국가 차원에서 막고 있는 나라. 「정보화의 꽃」이라는 인터넷을 각 나라마다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북한은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북한의 정보통신 분야는 소프트웨어에 비해 훨씬 낙후되었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사정으로 노후화된 장비의 사용도 있겠지만 체제 유지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더 큰 이유이다. 인터넷을 통해 발전된 외부환경을 인식하게 되면 내부 소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 정부가 정보통신 분야 투자나 선진화 노력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도 정보통신의 기본이 되는 전화망을 현대화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북한은 「빛섬유 까벨」이라고 광섬유 케이블 구축에 열을 쏟고 있다. 96년에는 평양시의 전화분국들과 평성시, 동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7백여㎞를 연결하는 전화망에 광섬유 케이블을 깔았다. 또 북한의 서북부 여러구간들에서도 광섬유케이블에 의한 자동전화망이 이른 시일내에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 현대화 작업도 북한 인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체제 유지에 활용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김정일은 최근 『체신의 현대화는 곧 통신, 방송설비와 운영수단의 현대화』라면서 『사회주의 체신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제때 알려주고 그 관철을 위한 당과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를 보장하며 인민 대중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정보통신이 체제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남한과 비교해 볼때 규모나 시설면에서 경쟁이 되지는 못한다. 인터넷의 경우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북한의 컴퓨터 과학자나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대해 중요성과 실용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범 국민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불과 몇개 안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한 것도 대외홍보용인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조선중앙통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cna.co.jp)를 보면 외국에 내보내는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나 북한의 노동신문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일본인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북한 방문을 유인하기 위한 금강산국제그룹 홈페이지(www.dpr-korea.com)는 편집자가 「다쓰오 사카이」란 일본인으로 북한의 어려운 사정을 솔직히 기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남한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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