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사업, 국내파와 해외파로 양분

 해외 전광판사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국내 전광판업계가 국내파와 해외파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전광·AP전자·C&C 등 전광판업계 일부에서는 향후 국내시장 수요 창출이 불투명하고 아직까지 해외에서도 전광판산업이 초기 시장이라는 점을 들어 해외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업체들은 그동안 벌여왔던 주력사업이 상업용 전광판시장이어서 IMF 피해를 가장 크게 보고 있다는 현실도 이들을 해외시장에 전적으로 매달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삼익전자공업·에이텍 등 또 다른 전광판업체들은 국내시장 공략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는 이 업체들의 주력사업군이 IMF 영향을 덜 받는 데에 기인한다.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해온 삼익전자공업의 경기장 시설용 전광판시장은 IMF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에이텍의 전문영역인 지하철 및 철도 행선지 안내용 전광판시장도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텍은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으나 노력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당분간 본업에 충실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삼익전자공업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전적으로 매달릴 만큼 수요 창출과 이익을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향후 국내 월드컵 경기장 수요 및 경기장용 대체수요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전광판 수출에 오랜 시일이 소요되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잠재 수요가 크다는 점에서 해외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해외구매자들의 전광판에 대한 인식도가 낮았으나 최근엔 전광판의 가격·성능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국내 기술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 수출 물꼬가 한번 트이게 되면 중소업체들의 수출효자상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업방향 설정이 향후 업체들의 위상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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