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英디지털방송 시장 경쟁 "가열"

 다음달 개시할 영국의 디지털방송서비스를 앞두고 사업자인 「B스카이B」와 「온 디지털(On Digital)」간의 시장쟁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사업자간의 신경전은 지난 수년 동안 계속돼 왔으나 실제 상용서비스를 앞둔 시점에서는 단순한 PR나 광고차원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방송전략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선점을 위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B스카이B로, 라이벌 방송사인 브리티시디지털브로드캐스팅이 「온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회사이름을 공고하자마자 매머드급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발표안에 따르면 B스카이B는 연간광고비로 온 디지털보다 2천만파운드가 더 많은 6천만파운드를 투자키로 했다.

 이는 B스카이B가 당초 책정한 광고비 1천만파운드에 비해 무려 6배가 많은 수치다. 또한 디지털위성방송을 수신하는데 필요한 세트톱박스 가격의 일부를 B스카이B가 지원해 4백파운드 하던 제품가격을 신규가입자에게는 1백99파운드에, 기존가입자는 1백59파운드에 각각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대폭 내렸다.

 마크 부스 B스카이B 사장은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많은 고객들이 가입하게 될 것』이라며 상당히 여유있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온 디지털이 채택하고 있는 디지털지상파방송(DTT:Digital Terrestrial TV)방식보다는 B스카이B의 DST(Digital Satellite TV)방식이 제공하는 방송프로그램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내세우고 있다.

 우선 DST를 이용할 경우 현재 B스카이B의 아날로그위성방송보다 낮은 월 10파운드의 저렴한 가격으로 기본채널 패키지를 시청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B스카이B는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 없이는 결국 DTT의 슬로건인 「플러그만 꽂으면 즐길 수 있다(Plug and play)」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방송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위성방송용 접시안테나가 없는 디지털지상파방송은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없어 결국 「플러그를 꽂고 기도하세요(Plug and pray)」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온 디지털에 대해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이다.

 B스카이B의 이같은 초반 대공세는 일반시청자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국 디지털방송시장의 역학구도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를 자신들의 집에 설치하는 것을 싫어하는 영국민들의 심리가 간과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업자들의 경쟁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많은 수의 채널을 볼 수 있는 이점과 안테나 설치를 싫어하는 번거로움」사이에서 영국 중산층들의 선택여하에 따라 사업방향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로 귀착되고 있다.

 한 시장분석 전문가는 『B스카이B가 워낙 획기적인 사항들을 내세웠기 때문에 온 디지털이 대응키 위해서는 가격면에서나 프로그램의 다양성 등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라비너 온 디지털 사장은 『우리의 타깃은 매몰돼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니라 영국 다수의 보통사람들』이라며 『B스카이B와는 별개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B스카이B의 공세를 일축했다.

 이처럼 디지털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영국에서는 디지털방송이 상당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따라서 두 회사가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적절한 시장배분을 통해 큰 이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미디어분석가들은 미리 낙관하고 있어 관심사다.

〈자료제공=동향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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