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GPS위성 날짜인식 오류 가능성

 컴퓨터가 연도인식 오류에 따른 2000년(Y2k)문제의 위협에 노출돼 있듯이 전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미국의 위치측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도 오는 99년 8월 날짜 변경에 오류를 일으키는 이른바 「GPS주기산정 오류(GPS Week 1024 Rollover)」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 및 학계에 따르면 GPS위성신호 수신장치는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Y2k문제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8월 22일 날짜 변경에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GPS는 당초 미국 국방부가 군사목적으로 20여년에 걸쳐 개발한 인공위성 자동측위시스템으로 지난 95년 21개의 주위성과 3개의 보조위성을 완전가동함에 따라 이 위성신호를 수신하는 전세계 시스템 사용자에게 정밀한 위치·속도·시간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항공기·선박·차량의 위치확인이나 통신·전력시스템 시각동기·교통관제·정밀측량·지도제작 등 민수분야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이번 GPS 날짜 변경 오류는 당초 GPS위성이 제공하는 항법 메시지 중 주(Week)의 단위를 표시하는 데이터 비트를 10비트만 할당해 1천24주 이상을 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돼 지난 80년 1월 5일과 6일 사이 자정부터 카운트를 시작한 GPS가 2의 10제곱인 1천24주일까지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

 이에 따라 GPS위성이 오는 99년 8월 21일에서 22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22일로 시작되는 새로운 「1024주」를 「0주」로 표시하면서 22일을 80년 1월 6일로 돌리게 된다.

 현재 GPS는 초(Second)정보와 주정보 등을 제공하면서 매주 일요일 0시를 시점으로 그 주 토요일 24시까지 일주일을 총 60만4천8백초 단위로 세어 나가면서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1980년 1월 6일 0시를 시점으로 한 주의 번호가 매겨져 1998년 9월 7일 현재 9백74번째 주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GPS 주기 산정 오류가 발생할 경우, 틀린 날짜 정보가 GPS 수신기로 전달되면서 순간적으로 GPS 위성의 위치계산에 큰 오차가 발생한다』며 『이 오차가 사용자의 위치 계산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사용자 위치 오차를 수 미터 또는 그 이상으로 높여 최악의 경우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난 93, 94년 이후에 출시된 GPS수신기와 이들 수신기를 장착한 시스템은 별 문제가 없으나, 이보다 훨씬 오래 전에 출시돼 사용중인 제품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한 날짜 변경 오류 수정 기능을 갖추지 못한 수신기는 위치오류를 나타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해외 수신기 제조업체들은 이미 자사 제품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GPS날짜 변경문제 수정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건국대 GPS연구센터 이영재 교수는 『교통·통신 등 공공의 안전과 관계되는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GPS수신기는 반드시 미리 점검해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현재 GPS 수신기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의 트림블·마젤란·록웰, 일본 고덴 등 선발업체들은 소프트웨어나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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