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 동안 2∼3%대에 머무르던 실업률이 최근 7%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일자리를 찾아나서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한숨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컴퓨터 관련서적 출판사가 최근 11명의 인턴사원을 한꺼번에 공개 채용,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국내 최대 컴서적 전문출판사인 영진(대표 이문칠). 이 회사는 지난달 11명의 인턴사원을 채용, 오는 99년 1월까지 6개월 동안 이들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한 후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영진은 교육을 실시한지 만 한달째 되던 지난 1일 이 사장을 비롯한 회사간부와 인턴사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중간평가를 겸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인턴사원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컴출판사 취직을 결심한 이유, 한달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느낀 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요즈음 우리나라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취업난의 실체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세대들의 피나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서원호씨(24·영남대 무역4)는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신문에서 인턴사원 모집공고를 보는 순간 지원을 결심했으며 앞으로 출판계에서 정보시대를 선도하는 기획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난 2월 건양대 경영정보(MIS)학과를 졸업한 최미영씨(여·23)는 『학교에서 경영 및 컴퓨터 과목을 섭렵한데다가 순전히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광고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광고기획 전문가 과정까지 마친 경력을 십분 살려 컴출판분야 홍보 전문가가 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그는 또 아직도 취직 못한 후배들에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설정해 전략수립에서부터 실천까지 꼼꼼히 준비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리저리 남들을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한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보를 꼼꼼하게 수집하다 보면 취업기회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광주대 출판광고학과를 졸업한 심효정씨(여·24)도 홍보 전문가를 희망하는 케이스. 그는 학창시절부터 컴퓨터를 배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다룰 줄 알기 때문에 PC통신에서 인턴사원 모집공고를 보는 순간 망설이지 않고 지원, 1년여에 걸친 「지긋지긋한」 실업자 신세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작년에 졸업한 동기들 중 취업률은 10%에도 못미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문칠 사장은 『출판사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불경기 때 오히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인턴사원의 채용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턴사원들은 정식 근무한지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점에 깔려 있는 수험서 조사·분석 및 판매지원 등의 업무에서 벌써부터 직원 한사람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등 그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교육중인 인턴사원을 모두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이 회사 직원들의 보수 수준은 대졸초임 연봉 기준으로 1천4백여만원 선이며 인턴사원들에게는 연수기간 동안 한달에 60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선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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