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에 모조품 잉크 카트리지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린터 제조업체가 국내에 공급하는 정품 잉크 카트리지를 위조한 모조품이 전국 대형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대량으로 저가에 판매되면서 잉크 카트리지 가격질서가 문란해지는 것은 물론 잉크젯프린터 고장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제품은 엡손 잉크 카트리지 모조품으로 지난해 말 처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후 최근에는 대형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정품 잉크 카트리지 제품이 대리점에 출하가격보다 평균 7∼10% 가량 낮게 공급되는 것에 비해 모조제품은 최고 25%까지 싸게 공급되고 있는데 정품에 비해 마진이 비교적 높은 모조품을 취급하려는 상인들이 늘면서 모조품 거래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모조품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엡손 잉크 카트리지 시장의 10%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연간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모조품은 육안으로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품과 똑같이 정교하게 위조돼 있어 취급상인들조차도 모조품인줄 모르고 판매하는 실정이다.
모조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일본 내수용으로 제조된 엡손 잉크 카트리지를 수입한 후 국내 유통제품과 똑같이 제작한 한글박스 포장에 내용물을 옮겨 담은 것과 아예 플라스틱 잉크 카트리지와 잉크 등 내용물과 사용설명서, 한글박스 포장 일체를 국내에서 제작해 정품으로 속여 파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잉크 품질이 국내 판매제품과 똑같기 때문에 유통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것 외에는 문제가 없으나 후자의 경우 모조품 제조업자가 마진을 많이 챙기기 위해 조악한 잉크를 사용하므로 잉크젯프린터의 노즐 부위 손상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엡손이 시중에 유통되는 모조품을 수거해 자체 조사한 결과 모조품 가운데 30% 가량이 조악한 잉크를 사용하는 경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엡손측은 모조품 유통확산을 막기 위해 본사에 일본 내수용 잉크 수출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며 정품과 모조품을 구별할 수 있도록 홀로그램 스티커를 특수 제작, 지난달 판매분부터 자사가 확보하고 있는 재고물량과 총판사들이 보유한 물량에 부착하고 있다. 또한 10월 이후 수입물량에는 포장재 위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제품 앞면에 알루미늄 띠 마킹을 추가하기로 했으며 국내 유통경로를 추적해 모조품 제조업자를 적발, 단속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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