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텍시스템·KDC정보통신 등 주식공개 네트워크업체들의 올 상반기 실적은 공통적으로 외형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실속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네트워크 장비시장이 크게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다. 올 상반기 주식이 공개된 이들 두 네트워크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모두 매출이 떨어졌다. 연초에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전체 네트워크시장이 절반 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서 무리한 매출목표 설정은 경영에 압박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무엇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자체 개발 장비공급에 주력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올 상반기 경영력을 집중했다.
콤텍시스템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액은 2백75억6백48만2천원. 지난해 같은 기간 2백83억2천1백만9천원보다 8억1천4백52만7천원 낮아진 금액이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3억3천9백26만3천원에서 올해는 3억2백82만4천원으로 크게 떨어진 듯 보이나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사업이 집중돼 있어 정확한 비교가 안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총매출 7백70억1천2백54만7천원 중 순이익이 24억6천9백88만1천원인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반면 올해의 경우 교실망과 체신망 등 주력사업이 하반기 이후에 몰려 있어 올해 총매출 예상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많은 9백50억원에 이른다. 예상순익 역시 46억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5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DC정보통신은 올 상반기 1백2억8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억3천6백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출액 85억9천만원보다 19.69% 증가했고 순익은 무려 3백57%나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순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다. 이는 부가가치가 높은 국산장비 공급이 주를 이루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매출액은 5백8억원. 지난해 총매출 4백38억원보다 무려 70억원 이상 높게 잡고 있다. 하반기에 주력사업이 집중되어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두 네트워크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매출보다 순이익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성장보다 내실을 우선한 경영전략에 있다. 「IMF형 경영」을 추구했던 결과다.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기술력과 신뢰도 향상으로 이미지를 높인데다 사용자들의 국산 네트워크장비에 대한 인식도 높아진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주요 원인이다.
이들 두 업체는 상반기 실적에 크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무엇보다 순익의 증가로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역시 상반기와 같은 기조로 경영전략을 유지하면서 장비 국산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콤텍시스템은 장비개발 일정을 앞당겨 랜마스터 시리즈의 연속제품인 랜카드·패스트이더넷·ATM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및 ATM 랜스위치를 이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또 케이블TV망을 이용한 고속 데이터통신과 케이블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서비스망에 케이블 전화시스템 및 관련장비를 공급하며 기간 통신망사업자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광가입자장치시장 공략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해 케이블 모뎀을 개발, 시장선점을 위해 조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KDC정보통신도 올 하반기 지속적인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초고속 국가인프라시대에 포커스를 맞춘 3S(서비스·소프트웨어·솔루션) 성장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초고속 국가기반망사업에 대비해 ATM 에지스위치·ATM NI 개발에 이어 ATM 첨단장비·무선LAN·원격지접속서버(RAS)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10월 상장을 앞두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광전송장치와 ASIC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기도 하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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