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84);델프

『전문의들이 직접 만든 회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 일반인이 적은 돈으로 평생 주치의를 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새로운 개념의 「의료기관」을 만들 것입니다.』

인터넷 의료정보 사이트인 「건강샘(www.healthkorea.net)」에서 「건강사랑」을 운영하는 (주)델프(Dhelp)의 최석민 사장(32)은 질병치료 위주의 기존 의료방식을 탈피, 생활속에서 질병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유도하는 건강관리를 모토로 텔레메디신 개념의 회사를 설립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발달된 전자, 통신기술을 의료 부문과 결합해 건강증진, 평생건강관리, 원격진료, 재택진료시스템 등을 통합한 총체적인 개념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도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왔던 주치의를 쉽게 갖도록 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아이템은 「건강사랑」과 PC통신(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에 의료정보 IP인 「종합건강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전화선을 이용해 간단한 가정용 의료기기로 심장기능, 폐기능, 산모상태 등을 24시간 측정하고 자문할 수 있는 텔레메디신(원격진료)사업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샘」은 종합병원의 전체 진료과목에 대한 건강상담은 물론 가족 단위로 체계적인 건강 검진까지 받을 수 있는 의료 전문 사이트로 그동안 종합병원에서나 가능했던 전과목 건강검진을 컴퓨터상에서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게 고안됐다.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건강샘은 현재 총 13개 건강진단 과목을 개설하고 있는데 가상공간 간호사의 안내로 상담할 진료과를 선택할 수 있고 담당 주치의와 상담하면 해당 분야의 의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상담 결과는 24시간내 E-메일로 전송되고 1주일에 한 번씩 건강과 관련된 새로운 소식을 전달해 주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의 화상전화를 통한 의사와의 면담 정도의 서비스 범주를 벗어나 심장기능,폐기능, 임산부의 상태 등을 원거리에서 측정하고 치료적 지침을 전달할 수 있는 진일보한 텔레메디신시스템을 개발중인데 내년초 국내 최초의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완비되면 심장질환이나 폐질환과 같은 특정병이나 임산부와 같은 특정상태의 환자들이 병원 밖에 있을 때, 갑자기 발병할 경우에도 언제 어디서나 대비할 수 있어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관을 추구하는 회사답게 이 회사의 인적 구성도 매우 독특하다. 최 사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 7명 중 4명이 전문의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 인원도 홍보, 디자인, 영업 등 각 분야 한 명씩으로 첨단 의료정보 제공업체답지 않게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각 구성원의 컴퓨터 시스템 구현능력은 어떤 회사에도 뒤지지 않는다게 이회사 직원들의 자랑이다.

최사장은 이미 국내에 애플 컴퓨터가 도입되기 전인 중학생 시절 청계천에서 컴퓨터 부품을 구입, 조립해 사용했었을 정도의 컴퓨터 마니아이며 의료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메디다스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월 공식 법인으로 출발한 탓에 이 회사의 매출은 상반기에 1억 5천만원의 미미한 매출을 보였으나 하반기중 약 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평생건강관리, 40세이후의 심장질환자를 위한 재택 심장기능 측정장치 보급 등을 통해 꾸준히 매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99년에 15억원, 2000년 30억원의 매출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기대이다.

순천향의대 85학번이자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종합병원」의 구성작가로도 활동했으며 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인 최 사장은 『경영의 가장 큰 원칙은 전문화와 통합화인데 이제 의료는 더 이상 의술이나 의사의 자질만으로 이루어지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힌다.

그는 『과학기술의 급격한 진보는 첨단 기술을 외면하는 의사의 도태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면서 『델프를 의료와 통신, 컴퓨터 기술을 가장 잘 접목해 활용하는 국내 최초의 원격진료 전문지원 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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