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의 박춘호 상무가 경영일선에서 전격 퇴진했다.
삼성영상사업단(대표 오증근)은 그동안 음악사업부문을 총괄해 온 박춘호 상무를 사업단 자문역으로 내정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이에대해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며 그룹의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경영 부실에 따른 인책성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음악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계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해왔다』면서 『누군가가 이같은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게 아니냐』고 말해 사실상의 경질인사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갈팡질팡해 온 삼성영상사업단의 음악사업은 올들어 뚜렷한 족적을 보여왔다. 레이블에대한 이미지도 굳혔고 논란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서태지」의 앨범을 독점공급하는 역량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음반시장이 와해되는 현상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로인한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그래서 『삼성이 「장사」는 뒷전이고 이미지 제고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일부의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오 사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적지않다.
이번에 이선으로 물러난 박상무는 삼성의 영상사업을 있게 한 공신 가운데 한 사람이다. 삼성전자 윤종용 사장의 특명으로 광소프트팀을 진두지휘했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레이저디스크(LD)와 CD오케 등을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뮤직」이라는 음반레이블도 그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박상무의 퇴진은 IMF한파로 인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현실과 이상에서 괴리를 보여온 그의 천성을 꼽았다. 이를테면 기발한 아이디어와 정연한 논리에 반해 이문에는 너무 약한 것이 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영상사업단은 박상무 인사 이외의 후속 인사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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