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메이저사인 CIC(대표 박동준)가 작품난으로 하반기 출시작 편성에 고심하고 있다. CIC는 30여편의 올 하반기 출시작중 극장개봉 및 개봉 예정작이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머큐리」 등 6편에 불과해 긴급 수혈을 하지 않을 경우 올 매출목표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CIC는 이에따라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복서」와 「브루스 브라더스」 「말뚝상사 빌코」 등 흥행 예상작의 극장개봉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극장개봉은 정작 관계회사인 UIP한국지사가 담당하고 있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UIP의 극장잡기 실력을 「마이너리그 투수」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브레이크 다운」 「라이어 라이어」 「키스 더 걸」 「자칼」 등 블럭버스터에 준하는 4∼5개 작품을 내긴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라는 게 CIC의 생각이다.
UIP/CIC의 이같은 추락의 요인은 안팎으로 있다. 내부적 요인은 결재라인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현지법인이 한가지 사안을 결재받는데 2∼3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 그래서 경쟁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로컬사업은 커녕 그 흔한 관계 협력사와의 조인트마케팅마저 엄두내지 못하고 있다.
화제의 영화들을 경쟁사에 빼앗기고 있는 것도 치명적이다. UIP/CIC라인을 통해 공급하던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 영화사 등이 한국시장에서의 UIP/CIC의 마케팅 능력을 탐탁치않게 생각해 작품을 차등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국내에서는 「아이언 마스크」 「하드레인」 「레드코너」는 물론 드림웍스사의 작품마저도 공급할 수 없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UIP/CIC가 점차 설 땅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UIP/CIC 본사가 몸체를 줄이고 결재라인을 단순화하는 등 슬림화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경영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아직 섣부른 예측은 곤란하다. 그러나 어쨋든 CIC의 작품난 해갈은 상당기간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본사차원의 개혁작업 역시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경쟁이 치열한 프로테이프 시장에서 CIC가 어떻게 위상을 찾아갈 지 주목된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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