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1조 비디오 "안방 대결"

상영시간 1백50분 이상인 장편영화 3편이 비디오시장에서 맞붙는다.

「아미스타드」 「포스트맨」 「타이타닉」이 잇따라 비디오 2권 1조로 출시되는 것. 사실 한 편의 영화를 2권의 비디오로 나누어 출시하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소비자의 주머니가 2배로 가벼워지는 데다 3시간에 가까운 관람시간이 영화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2권 1조 비디오 출시는 영화 자체에 대한 자신감에서 내놓는 일종의 승부수다.

일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20세기폭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영화관에서 압승을 거둔 상태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20세기폭스는 2권 1조의 비디오임에도 불구하고 대여용 10만장, 소비자직판용 3만장 판매를 자신할 정도다.

그런데 「타이타닉」의 상영시간은 무려 1백94분. 소비자들이 「타이타닉을 보겠다」는 의지하에 빛이 제한된 공간(영화관)을 찾아가는 영화관람문화에서는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안방에서 3시간 14분은 사실 너무 긴 편이다.

다음달 1일 함께 시장에 나올 예정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미스타드」(DMV)와 케빈 코스트너의 「포스트맨」(스타맥스)은 「타이타닉」보다 상황이 열악하다. 영화관 흥행에 실패한데다 일반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이타닉」(19일)에 앞서 출시돼 일말의 시장선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회사는 「아미스타드」와 「포스트맨」이 비록 영화관 흥행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지만 비디오시장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미스타드」는 인종차별이라는 주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 비록 『백인우월주의 영화』라는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 영상미와 줄거리에서 비디오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다.

「포스트맨」은 「늑대와 춤을」 「보디가드」로 한국 영화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 주연한 작품. 『어설픈 20세기말의 서부영화』라고 혹평받았지만 역시 영화규모(제작비 1억5천만달러)만큼의 액션장면들로 채워져 만만찮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두 영화 역시 지루한 상영시간이라는 복병을 제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아미스타드」는 1백54분, 「포스트맨」은 1백77분 동안이나 안방관객들을 작은 TV화면 앞에 앉거나 누워있게 할 수 있을 만큼 흡인력이 있을 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세 편의 비디오 중 과연 어떤 작품이 지루한 상영시간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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