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고도화 차원에서 도입되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선로(ADSL)망 구축을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일반기업에까지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정통부 및 민간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와 한국통신이 격돌,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정통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육정보시범서비스 등 고속인터넷 기반 정보화선도사업 추진과 관련, 가입자선로 미보유 통신사업자 및 ISP들이 독자적인 ASDL가입자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국통신의 일반공중전화망(PSTN) 사용을 허용해 달라고 정통부에 요청했고 정통부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는 고속 멀티미디어 통신사업 기반강화를 위해 한국통신이 ADSL망을 적극적으로 구축, 일반ISP들에 저렴한 이용료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정통부는 만약 한국통신이 ADSL가입자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ISP 등 민간사업자들도 ADSL가입자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통신이 ADSL가입자망 구축과 경쟁ISP에 이를 개방하는 것에 불응할 경우 일반 ISP나 경쟁 통신사업자들도 직접 ADSL가입자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국통신의 가입자선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일차적으로 한국통신이 구축하는 ADSL가입자망을 22개 ISP에 개방함으로써 자체 코넷(KORNET)과 동등한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한국통신의 PSTN을 이용한 ISP의 독자적 ADSL망 구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통신은 민간사업자들이 독자적 ADSL가입자망을 구축한다면 기존 통신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와해될 수 있는 데다 이를 통해 UUNet 등 외국의 유력 ISP사업자가 국내 기간통신사업에 무차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고 다.
한국통신은 사업자간 통신설비 공동이용은 상호접속을 전제로 한 설비에 한정된 것으로 가입자선로는 공동이용 대상이 아니라며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ISP 등 부가통신 및 가입자선로 미보유 통신사업자들이 PSTN을 이용해 독자적인 ASDL가입자망을 구축한다면 인터넷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개별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독자 서비스가 가능해져 실질적인 종합통신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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