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정보통신기기의 경박단소화 추세에 따라 인쇄회로기판(PCB)의 초미세 설계(울트라 파인패턴)가 요구되면서 초박동박의 수요가 국내에서 서서히 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초박동박은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의 국산 대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초박동박은 9∼12미크론(1미크론은 1백만분의 1m)에 불과한 정도의 두께를 지닌 얇은 동박으로 현재 일반 다층PCB(MLB)에 사용되고 있는 0.5∼1온스(1온스는 35미크론)짜리 동박에 비해 두께가 3분의 1∼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첨단 제품이다.
지난해까지 회로선폭 1백미크론 이하의 울트라 패턴을 요구하는 전자, 정보통신기기의 수요가 국내에서는 반도체 이외는 거의 없었으나 최근 들어 노트북PC,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중심으로 1백미크론대의 초미세 설계를 요구하는 MLB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지금까지 일부 상위 PCB업체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이나 샘플용으로 사용되던 초박동박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 최근 들어서는 월 5톤 정도에 달하고 있다는 게 동박업계의 추정이다. 이는 MLB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국내 일반 동박 월 수요량 5백여톤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MLB업계의 한 관계자는 『1백 미크론 이하의 울트라 패턴을 요구하는 MLB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MLB업체들은 값비싼 초박동박을 사용하기보다는 하프에칭(일반 동박의 표면을 부분적으로 에칭해 얇게 하는 기법)을 이용하고 있어 초박동박의 수요가 일지 않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초박동박의 값이 일반 동박과 비슷할 정도로 떨어져 그 수요는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초박동박을 중점 공급해온 미쓰이, 미쓰비시, 후루카와 등 일본 원판업체들이 국내 원판업체를 견제하고 국내 PCB용 소재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아래 저렴한 가격으로 초박동박의 국내 공급물량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들 일본 업체는 국내 동박업계가 3분의 1온스짜리 초박동박을 샘플 생산하거나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초박동박 시장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는 게 PCB업계의 관측이다.
국내 PCB업체 관계자들은 『앞으로 MLB의 주력소재로 대두될 초박동박 시장에서 일본 업체의 공세에 밀려 국산 동박업체가 힘을 잃을 경우 국내 PCB산업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면서 국산 동박업체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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