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 일본업체 "경보"

그동안 미국 업체들이 주도해온 우리나라 정보기술(IT)시장에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뜨거워지고 있다.

후지쯔, 세이코엡슨, 후지제록스 등 일본의 IT관련 대형 업체들은 최근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해 비즈니스 활성화에 직접 나서거나 인지도 향상을 위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등 한국후지쯔, 한국엡손, 코리아제록스 등 1백% 출자한 현지법인을 통해 한국시장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키쿠사 후지쯔 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8일 한국을 방문해 기상청, 한솔PCS, 포스코 등 주요 고객사들을 방문해 앞으로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이튿날에는 정보산업연합회 조찬강연회에 나와 「일본 정보산업의 미래와 후지쯔이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하는 등 한국시장에서 후지쯔의 이미지 심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는 또 이와는 별도로 한국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크게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8회계연도(98년 4월1일∼99년 3월31일) 매출액을 전년보다 무려 40.4% 증가한 1천8백30억원으로 책정하고, 기존 유닉스와 PC서버 사업 외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크게 강화하면서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이코엡슨은 삼보컴퓨터로부터 엡슨 프린터의 한국시장 독점판매권을 인수해 최근 한국엡손을 설립, 본사의 임원(다카하시 마사유키)을 현지법인 대표이사로 발령했으며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사장에 묵현상 전 삼보컴퓨터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탄탄한 경영진을 구성하고 3, 4분기 중에 프린터, 스캐너, 디지털카메라 및 관련 소모품 등에 대한 신제품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야스카와 히데아키 일본 세이코엡슨 사장은 지난달 말 신라호텔에서 가진 한국엡손 출범행사에 직접 참여해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신뢰받고 사랑받는 회사」로 이미지를 심어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맨먼저 「청소년 장학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올해 안에 국내 최고의 프린터 공급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후지제록스는 올들어 한국내 합작투자 법인인 코리아제록스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해 본사의 재무담당 출신(다카스기노부야)을 코리아제록스의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 파견근무토록 하는 등 한국시장 직접진출의 기반을 다진 데 이어, 최근에는 아키라 미야하라 후지제록스 부회장이 코리아제록스를 방문, 본사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지제록스는 특히 한국 복사기 시장이 내년부터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완전 개방을 앞둔 데다 연간 10만대 규모의 대형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복합기 시장이 5% 미만이라는 점에 주목, 디지털복합기 시장공략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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