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슈퍼컴 수주전 치열

기상청이 도입을 추진중인 슈퍼컴퓨터 공급권을 놓고 관련업체들의 수주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는 최근 기상청이 기상예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총예산 1천3백만달러를 배정받아 5년 동안 리스형태로 기상전용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는 방침 아래 올해 안에 공급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내년 7월 본가동을 앞두고 이번에 기상청이 도입하기로 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는 시스템 실효치 성능이 1백G플롭스(초당 부동소수점 처리속도)에 이르는 고성능 기종인데다 올 하반기에 실시될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 도입건이어서 슈퍼컴퓨터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들 슈퍼컴퓨터업체들은 올초 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추진한 슈퍼컴퓨터의 도입계획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를 갈망하고 있던 터여서 기상청에 대한 슈퍼컴퓨터 공급권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10월께 입찰공고를 내 입찰제안서와 시스템의 벤치마크테스트 결과를 합산해 우선 협상 대상업체를 선정하고 이들 업체와 가격과 기술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벌여 조달청을 통해 올연말까지 공급업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SGI, 한국후지쯔, 한국IBM, 한국HP 등 국내 주요 슈퍼컴퓨터 업체들은 벌써부터 기상청이 필요한 기상전용 슈퍼컴퓨터에 적합한 자사 기종 선정작업에 돌입하는 동시에 기상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물밑작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한국SGI(대표 김용대)는 자사의 백터형 슈퍼컴퓨터인 「SV1」 「T90」과 초병렬처리(MPP)방식의 기종 「T3E」를 비롯해 cc누마방식의 병렬처리 기종 「오리진 2000」 등을 대상으로 기상예측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그동안 국내 최다 슈퍼컴퓨터 공급실적에다 본사차원에서 영국기상청과 미국 기상연구소 등에 크레이 기종을 공급한 사례를 적극 내세워 기상청을 설득할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의 경우 지난 95년 기상청에 기상예보시스템(모델명 VPX220)을 이미 공급한 경험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며, 특히 오는 18일 본사의 아키쿠사 사장이 기상청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프로세서 1개당 성능이 2.46G플롭스에 달해 기존 「VPP시리즈」에 비해 4배 정도 성능이 향상된 최신 기종인 「코드명 VPP-CH」를 선정, 기상청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하와이 마우이 슈퍼컴퓨터센터에서 기상예측과 시뮬레이션용 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종인 「RS/6000 SP」를 내세워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HP도 서울대와 LG전자 등에 공급한 슈퍼컴퓨터인 「HP9000-X」 등으로 기종제안을 할 예정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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