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주변기기시장, USB규격 제품 "봇물"

유니버셜 시리얼 버스(USB)가 윈도98 출시를 계기로 올해 일본 PC 제품의 보편적 접속 인터페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USB는 프린터, 키보드, 마우스, 모뎀 등 기존에는 주변기기에 따라 달랐던 PC와 주변기기간 접속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일한 차세대 PC 인터페이스로 복잡한 설정과 시스템 재부팅없이 대응 주변기기를 그대로 연결할 수 있다.

윈도98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USB를 기본 규격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대형 PC벤더에서 부품업체에 이르는 20여개 PC 관련 업체들이 98출하에 맞춰 60기종 이상의 대응 제품을 출하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현재 USB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NEC. 이미 키보드와 스캐너, 네트워크 프린터에 이르는 11개 분야 35개 종류의 대응 제품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프린터의 경우 경쟁업체들에 비해 한발 먼저 모든 모델에 USB 규격을 채택, USB 대응이 NEC 프린터만의 주요 특징인 양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했다.

실제로 일본 최대 프린터 업체인 캐논까지도 컬러 잉크젯 프린터 일부 기종에 USB 규격을 채택하고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USB 규격이기 때문에 잘 팔릴 것」이라는 기대는 갖고 있지 않고 단지 실험 출하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는 등 USB 전면 채용에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NEC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NEC는 특히 최근 업무용 PC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공간절약형 액정 데스크톱 PC 가운데 USB를 이용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새 모델 개발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EC의 새 모델은 디스플레이에 USB 허브를 탑재함으로써 책상 위에는 디스플레이와 이와 연결해 사용하는 키보드, 마우스 만을 두고 비교적 덩치가 큰 본체는 책상위가 아닌 다른 공간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후지쯔도 이미 여름 신제품부터 키보드, 액정 디스플레이 등은 USB에 대응하고 있고 앞으로 프린터와 스캐너 등 다양한 분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프린터 업체인 세이코엡슨은 아직 프린터와 관련해서는 USB규격 채택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스캐너 분야에서는 USB 규격의 새 모델을 11월부터 본격 출하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업체 가운데는 미쓰비시전기, 아이오 데이터기기, 멜코 등이 USB 대응 허브를 설치한 CRT모니터와 LCD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디(MIDI)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롤랜드사가 USB 규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SMK사도 지난달 USB규격 와이어리스 마우스를 내놓은데 이어 곧 USB 커넥터, USB 와이어리스 키보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 전사적 차원에서 USB 급부상에 대비하고 있다.

또 APC재팬은 USB 대응 무정전전원장치(UPS) 2개 모델을 시중에 내놓았고 마쓰시타전자부품은 USB 규격의 파워 스피커를 출시해 놓고 있다.

이밖에 산와 서플라이, 엘렉컴 등 PC 엑세서리 전문업체들도 USB 규격의 마우스, 키보드, 조이스틱 등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며, 코닥과 산전자도 이 규격의 디지털카메라와 화상회의용 카메라를 곧 시판할 계획이다.

일본 PC업계는 윈도98 출시가 「USB 규격 제품 보급의 방아쇠가 될 것」 또는 「USB 규격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물론 윈도98이 USB 뿐 아니라 애플컴퓨터가 개발한 IEEE 1394도 지원하기 때문에 USB 보급에 일정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없는 것은 아니다. IEEE 1394는 전송속도가 USB보다 무려 33배나 빠른 고속 인터페이스 기술로 현재 NEC, 소니 등이 자사 PC의 표준 인터페이스로 탑재하고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IEEE1394는 15달러 이상의 추가 설치 비용이 필요해 현재 디지털 캠코더 이외에는 대응 제품이 출시돼 있지 않은 상태로 빨라도 올해 말 이후에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올 한해는 우수한 확장성과 낮은 추가 설치 비용을 무기로 USB가 일본 PC시장의 보편적 인터페이스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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