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HDTV열풍"

오는 11월 미국 HDTV방송개시를 앞두고 각종 세미나 및 판촉전, 시연회가 미국 현지에서 잇따라 개최돼 HDTV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HDTV생산업체는 물론 방송사들이 앞장서 HDTV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벌이고 있는 이같은 전초전은 앞으로 초기시장을 누가 선점할 것인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미가전생산자협의회(CEMA)와 전미방송협회(NAB)가 HDTV 관련 정보교환을 위해 결성한 「DTV서밋」이 지난달말 댈러스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제니스 및 파나소닉, 샤프 등의 HDTV수신기를 통해 ABC가 중계한 HDTV 공중파방송을 시청했으며 미국인들의 HDTV에 대한 관심도 조사내용을 발표하는 등 HDTV홍보전을 전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CEMA측은 1천가구를 대상으로 한 HDTV 인지도 조사 결과, 지난해 4월 27%에 불과했으나 7월말 58%로 높아졌으며 특히 젊은층에서 HDTV 구입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 구입이유로 대다수가 스포츠와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답했으며 조사대상의 70%가 이미 HDTV 판매상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미국인들 사이에 HDTV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 HDTV 위성방송 프로그램공급업체인 유니티모션은 디지털위성방송 직접 수신 10만가구 모집캠페인을 전개한 데 이어 HDTV 대화방을 개설, HDTV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으며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유니티모션은 또 4백80의 SD급과 1천80의 HDTV방송을 통해 마이너리그를 중계하기도 했다.

현재 유니티모션은 새로 모집하는 10만명의 회원들에게 공급할 HDTV세트를 공급받기 위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 제니스 등 HDTV 세트업체들의 공급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DTV생산업체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지난달말 미국 동부지역 세 곳에서 오피니언 리더 5천여명을 초청해 세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로드쇼를 개최, 첫 양산모델인 55인치급 디지털TV(모델명 SVP-555JHD)에 대한 제품소개와 디지털방송을 시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로드쇼가 자사 디지털TV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된데다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선 지속적인 판촉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 앞으로 미국 전역에서 로드쇼를 실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HDTV시장을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처럼 HDTV 본방송을 앞두고 관련업체들이 수요확대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HDTV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데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실제 시장조사전문기관인 IDC는 최근 1천7백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2%만이 HDTV구입의사를 나타냈지만 그나마도 비싼 가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대답이기 때문에 실제 HDTV를 구입하는 가구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며 따라서 본격적인 HDTV시장 형성은 4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21세기를 여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될 HDTV시대 개막을 앞두고 시장을 조기에 확산시키기 위한 관련업계의 노력이 얼마나 미국 수요자들에게 먹혀들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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