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컴퓨터용 모니터시장에서 리어프로젝션(RP:Rear Projection) 모니터가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RP는 말그대로 후면에서 화면을 투사하는 방식. 일반 프로젝터와 비슷하지만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사의 최첨단 기술인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기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짧은 거리에서의 투사가 가능하다. 이 모니터는 따라서 높은 해상도는 물론 화면의 대형화가 가능하고 화면의 크기에 비해 전체 무게가 적게 나간다.
그동안 TV, 컴퓨터용 모니터시장에서는 액정디스플레이(LCD)가 일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음극선관(CRT)이 거의 독주하다시피 해왔다. CRT는 제작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어 모니터의 대명사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대형화와 그에 따른 높은 해상도라는 소비자의 최근 요구에 부응하기는 다소 힘에 부친 게 사실.
CRT는 모니터의 크기가 커지면 동시에 무게도 증가한다. 예컨대 19인치 CRT는 뒤편의 길이가 18인치로 길어지는 등 모니터의 크기가 커지면 전체의 크기도 따라서 커진다. 물론 무게도 늘어 19인치 모니터의 무게가 50파운드를 넘어선다.
LCD도 역시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다. 크기가 작고 해상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형 패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CRT를 공략하기는 커녕 CRT의 틈새를 노리기에도 역부족이다. LCD는 더욱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작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는 CRT와 경쟁을 계속할 위치에 있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RP모니터는 다르다. RP모니터의 장점은 높은 해상도. CRT나 LCD와 달리 크기가 커진다 해도 해상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전시회에는 RP기술을 이용한 모니터인 「1210DRD(Digital Ruggedized Display)」가 출품돼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미 레이던사의 1210DRD 모니터는 21인치로 비록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1천2백80×1천24 픽셀이라는 SXGA급 해상도를 가진 제품. 가로 17.7인치에, 세로 14.8인치, 두께 12.6인치. 무게는 단지 32파운드밖에 되지 않는다. CRT와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 두께는 40%밖에 안되는 셈. 무게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 역시 TI의 DMD외에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등 최첨단 반도체기술을 이용해 제작이 가능했다. 1210DRD 모니터는 앞으로 군사용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로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는 게 레이던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RP모니터는 앞으로 TV는 물론 PC용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업체들이 RP기술을 이용한 데스크톱PC 모니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이르면 내년초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CRT가 주도하고 LCD가 한참 떨어져 뒤를 쫓고 있는 현재의 TV, 컴퓨터 모니터시장 양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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