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가전전문업체들이 외국 유명업체들과 협력,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내수시장 및 아시아시장에 공급할 제품을 OEM방식으로 생산하거나 시장확대를 위해 공동마케팅활동을 벌이는 등 전략적 제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30일 중소가전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우림전자, 성진전자, 남양키친플라워 등 국내 가전전문업체들은 미국 메이택, 독일 브라운, 일본 트윈버드공업 등 유명가전업체들과 손잡고 전자레인지, 전기면도기, 전기보온밥솥을 공동개발, 한국시장을 기반으로 아시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 가전업체들의 경우 그동안 주요 수출대상으로 삼아왔던 한국시장이 최근 IMF위기, 환율인상 등으로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50% 이상 급락해 완제품 수출로는 더이상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소전문업체들도 최근 사업구조조정, 경영악화 등으로 자생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일정한 조건만 갖춰진다면 외국업체들과 협력관계를 통해 기술력 보강, 국내외 판로개척 등 다양한 이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앞으로 국내 전문업체와 외국업체들간 전략적 제휴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유명 가전업체인 브라운사는 그동안 브라운코리아, 서통상사 등을 통해 국내에 전기면도기, 전기다리미 등 소형가전을 공급해왔으나 지난해말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채산성 확보를 위해 생산을 대행할 국내 중소업체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트윈버드공업은 트윈버드코리아를 통해 진공청소기, 피자팬 등을 공급해왔으나 최근 완제품 수출보다는 국내 중소업체인 남양키친플라워를 생산거점으로 삼고 소형가전기술 및 금형을 이전, 기술로열티를 받는 형식으로 수출전략을 전환했다.
미국 메이택사와 전자레인지 연간 20만대 OEM공급 계약을 체결한 동양매직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메이택측의 전세계적인 유통망을 통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완제품 수출로는 채산성 확보가 어려운 외국업체들이 국내 중소업체들을 생산 및 마케팅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추세』라며 『중소업체들도 이를 잘 활용하면 일종의 윈-윈전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단순히 생산만 대행해주는 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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