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마케팅 "지역별 특화"

최근 PC 제조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이 중앙집중방식에서 점차 탈피해 지방분권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등 주요 PC업체들은 그동안 서울 본사에서 판촉과 영업기획 전략을 일괄적으로 수립, 전국 지방영업소와 지사에 지침하달식으로 전달하는 등 본사위주의 마케팅을 구사해왔으나 IMF한파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실수요 위주로 급선회하면서 이같은 방식이 비용소모가 큰 반면 실효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 각 지역에 맞는 다양한 판매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지역위주의 마케팅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PC업계의 이같은 지역 마케팅제는 △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업관리와 영업부서가 지역별 전담팀으로 재편되고 △행망용PC나 특판영업을 중심으로 PC업체 본사에서 주관했던 일부 영업권이 지방영업소나 지사로 대폭 이양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PC업계의 할인판매나 보상판매 등 그동안 본사 주관으로 전국 영업소와 대리점에서 동시에 실시했던 판촉행사도 지역이나 대리점별로 각기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최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4개 지사에 지역별 행망용PC팀을 설치하는 등 그동안 본사위주로 전개해온 행망용PC와 특판업무를 지사로 대폭 이양했으며 그동안 본사에서 주관한 대리점 개설 권한도 앞으로 지사로 점차 이양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보컴퓨터는 할인행사나 보상판매 등 판촉행사를 실시할 경우 기존에 본사에서 품목이나 기간을 선정, 각 유통점에 하달하던 방식을 점차 탈피해 각 대리점과 지사별로 지역 시장상황에 맞게 자체적으로 판촉행사를 벌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본사위주의 영업전략이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사례라고 분석하고 최근 용산팀 등 특정지역을 겨냥한 별도 영업팀과 지역영업을 담당할 12개 지사설립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마케팅 전략을 지역별로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

또 대우통신은 본사의 마케팅 업무는 지역별 마케팅 전략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역할 정도로 축소할 방침이며 지역 마케팅제 활성화를 위해 기존에 품목별로 전담 배치한 본사와 지역영업소 인력을 지역별로 재배치하고 있다.

LG IBM(대표 이덕주)은 최근 소비자들의 PC 구매패턴이 실수요 중심으로 급선회함에 따라 기존에 본사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는 PC 판매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서울, 강원, 경기, 호남, 경북, 부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지역 마케팅본부를 설치하고 각 마케팅본부를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판촉, 영업 전략을 수립해나가도록 했다. 이에 따라 LG IBM은 지난달말 9개 마케팅본부에 대리점 관리와 지역 판촉관리 등 본사업무를 이관했으며 앞으로 본사에서 직접 주관한던 직판영업, 특판영업, 행망용PC 시장 영업을 이들 마케팅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최근 본사에서 전담한 행망용PC와 특판영업을 전국 지사로 점차 이관하고 있으며 그동안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선정해 전국 유통망에서 동시에 실시했던 판촉행사를 각 지사와 유통점별로 독자적으로 실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