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기술 선진국의 소프트웨어 설계 및 개발의 동남아 거점으로 급부상하면서 세계 정보기술(IT) 인프라의 중요한 일부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인도는 각종 규제완화와 왕성한 기업활동, 그리고 저가 고품질 제품에 대한 세계시장 수요증가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중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센터로 완전 탈바꿈했다.
뱅갈로, 봄베이, 델리, 마드라스, 하이데라바드 등 인도 곳곳에선 요즘도 미국과 유럽의 주요 IT업체들이 대학과 기술인력 양성소를 갓 졸업한 유능한 엔지니어 채용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젠 자체 역량으로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이 나라의 자생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세계 소프트웨어 및 관련 서비스 산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무시못할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봄베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마스테크, 뱅갈로의 인포시스 테크놀로지스, 마드라스의 펜타포 소프트웨어 등 다수의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인도 각지에 제품 생산 공장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곳곳에 자회사와 판매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일부 업체는 뉴욕과 런던 증시에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세계 18개국에 영업망을 두고 있는 HCL이란 인도 업체는 올해중 나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성, 해외 시장에서의 인수, 합병(M&A)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10억 달러의 매출규모를 갖는 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도 업체들의 이같은 왕성한 활동은 이 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눈부신 성장과 기업인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3천억∼4천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인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인도 기업인들은 자부하고 있다.
더욱이 그 성장 가능성은 단순한 가격경쟁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기술혁신의 능력에 의해 담보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HCL, 데이터매틱스, 타타 컨설턴시 서비시스, 위프로, 인포시스 등 인도의 내로라 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들은 동등한 조건하에서라면 자신들은 세계 어떤 기업과도 제품 설계, 개발 및 기획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인도 기업들은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미국과 유럽에서 이제는 일본, 한국, 동남아 인근 국가들로까지 확대해 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인도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성장한 27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17억5천만 달러는 수출로 벌어들인 몫이었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이 분야 매출액이 4억 달러였음을 생각한다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이 얼마나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 결과 인도에선 현재 7백30여개의 소프트웨어 업체에 16만명 이상의 인력이 종사하고 있으며 해외 파견인력도 10만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영어가 가능한 고급인력 풀과 국제 기준에 비해 낮은 임금, 그리고 높은 생산성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이같은 성장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인도의 이같은 성공은 최근 동남아 이웃국가들에서 「인도를 배우자」는 캠페인을 낳고 있다.
스리랑카는 정부차원에서 소프트웨어 등 IT제품의 수입관세를 철폐하고 신생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대한 세금감면을 실시하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으며 네팔 등 많은 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강력한 지적재산권 관련법을 새로 제정해 실행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의 이같은 「인도 배우기」는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선 일부 개척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가들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주목된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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