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 시중은행의 퇴출발표로 「은행불사」의 신화가 여지없이 무너지자 동남은행의 선불식 전자지갑 유통모델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 도산이 불가능했던 시기에는 고객의 계좌에서 선불방식으로 충전되는 전자지갑은 자기앞수표와 다를 바 없어 유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 개별 은행이 자신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전자지갑을 발급할 경우 도산에 따른 상환불가 사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 것이다.
특히 앞으로 대대적인 은행권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파산 등이 예상돼 이같은 상황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은행이 전자지갑 발급시 발생가능한 후유증으로 도산의 위험성과 함께 신용도 차이에 따른 「가치차별화」 현상도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부실은행과 우량은행이 똑같은 금액의 전자지갑을 발행하더라도 실제 유통과정에서는 은행신용도가 다르므로 실물가치도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부실은행의 전자지갑 사용을 꺼리고 우량은행 전자지갑으로 몰리게 되는 현상을 초래, 유통 자체를 혼란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전자화폐연구회」를 비롯한 관련단체와 전문가들은 조만간 상용화할 전자지갑, 전자화폐 등의 유통모델을 고려할 때 동남은행처럼 개별 은행이 자신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발행하는 형태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중앙은행이 직접 전자지급을 발행하거나 민간에서 발급하더라도 은행들이 선불액에 대한 「공동준비금」 계좌를 따로 마련해 운영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이같은 발행구조를 통해 전자지갑도 실제 현금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별 은행이 자신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전자지갑을 발행하는 사례가 동남은행뿐만이 아니어서 앞으로 전자지갑 유통모델에 대한 논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금융결제원과 한국은행이 이같은 기반으로 추진해온 「한국형 전자지갑(KEP)」사업과 비자인터내셔널이 전세계 13개국에서 운용중인 비자캐시도 별도의 보완장치 마련 없이는 앞으로 국내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개별 은행들이 공동준비금 운영방식을 통해 발행하고 있는 마스터카드의 「몬덱스」는 전에 없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여 이들 전자화폐간 유통모델에 대한 논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8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