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미국 투자법인인 제니스사의 브라운관 생산설비 매각이 성사될 것인가. 브라운관업계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제니스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제니스사의 브라운관 생산규모는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1백20만대와 컬러TV용 브라운관(CPT) 3백80만대 등 연산 5백만대. 이같은 규모의 향방은 현재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브라운관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LG전자의 의도대로 매각이 제대로 안되고 설비 퇴출이 이뤄질 경우 브라운관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연초 LG전자가 제니스사를 1백% 투자한 판매업체로 전환키로 하고 제니사가 보유한 브라운관 생산설비를 매각키로 한 방침을 세워놓고 추진해왔다.
한때 필립스사가 제니스의 설비 인수에 관심을 갖기도 했으나 당초 의도대로 제니스의 설비 매각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을 띠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국내 브라운관업체들이 구조조정과 맞물려 새삼 제니스의 설비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제니스는 그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 등 매각협상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업체 중에서 오리온전기가 제니스와 물밑협상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전기는 브라운관 생산설비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취약한 대형 CPT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기로 하고 제니스가 보유하고 있는 연간 5백만대 규모의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모두 인수하기보다 대형 CPT 생산라인만을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
최근 오리온전기 임원과 실무자들이 미국 제니스사를 방문, 설비인수와 관련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제니스의 6개 라인 중에서 대형 CPT 4개 라인에 관심을 갖고 제니스에 분할 매각 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리온전기도 실무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데다 LG전자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어 두 회사의 진척 여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리온전기가 발빠르게 나서면서 여러 업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여 LG전자가 결정을 내릴 경우 의외로 제니스의 설비 매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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