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컴 주변기기 수입 "앞장"

삼성전자, LG상사 등 대기업의 컴퓨터 주변기기 수입, 유통사업 직접 참여로 기존 업체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대만산 그래픽카드, LG상사가 대만산 주기판을 수입, 본격 유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i740 칩을 탑재한 대만산 그래픽카드를 수입하고 이달부터 시장유통을 본격화했다. 그래픽카드는 「3D 보나파이드」라는 이름으로 삼성 로고가 찍힌 패키지에 포장돼 현재 시장에서 18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은 이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전국의 삼성C&C프라자 외에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청주, 울산, 대전에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는 C사와 총판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충해나가고 있다.

LG상사의 경우 대만의 주기판 제조회사로부터 펜티엄과 펜티엄Ⅱ용 주기판을 들여와 지난달부터 시판을 시작하는 한편 TX, LX, BX 칩을 탑재한 제품 외에도 펜티엄에서 AGP를 지원하는 비아 칩세트의 주기판도 수입시판하고 있다.

LG상사는 수년전부터 퀀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중소규모 PC업체에 공급하는 OEM 총판역할만을 해왔으나 지난 1일부터는 활동범위를 조립PC업체와 일반소비자 대상 총판츠로까지 확대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대만산 그래픽카드와 주기판 등 주변기기를 수입, 자사 브랜드를 달아 시장에 직접 유통시키는 사례가 늘어나자 용산전자상가 상인 등 업계 관련 종사자들은 『왜 대만산을 왜 대기업에서 수입해야 하는가』라는 불만과 함께 예상되는 시장 판도변화에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만산 그래픽카드와 주기판은 국내 생산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 국내시장을 70~80% 이상 강점해온데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대만산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대만산 제품 수입에 나섰다는 점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나 LG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높기 때문에 각사가 자기 브랜드를 붙여 제품판매에 나서면 중소 유통업체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결국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관계들은 『가산전자, 두인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등이 자체기술력으로 그래픽카드와 주기판을 개발, 대만산 제품에 어렵게 대응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기업들인 삼성전자와 LG상사가 대만산 제품 수입에 앞장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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