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TRS, 아남텔레콤, 서울TRS 등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자들이 서비스 시장이 무르익기도 전에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미국 지오텍사의 채무조정신청과 관련한 근거 없는 선전이 난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텔레콤과 서울TRS가 한국TRS의 서비스 신청을 거부하는 등 감정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토롤러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TRS는 최근 지오텍 장비로 서비스망을 구축한 아남과 서울TRS에 공식적으로 서비스 가입을 신청했으나 이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TRS는 서비스 가입을 아무 이유없이 거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정통부에 중재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쉽게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다.
한국TRS는 『지난해 이미 서울TRS와 아남텔레콤으로부터 각각 3대, 1대의 가입신청을 받아 이를 허가해준 상황에서 아남과 서울의 이같은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이들 업체의 취약한 서비스망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남과 서울TRS는 모토로라와 한국TRS가 최근 가입자와 대리점을 상대로 지오텍사를 비방하는 근거없는 자료를 배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아직까지 서비스망이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은 시점에서 혹시나 이를 과대 포장해 선전할 경우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아남과 서울TRS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아남과 서울TRS가 이같이 감정적으로 나오게 된 데는 최근 언론사 및 대리점, 가입자에게 배포된 미국 지오텍社와 관련된 비방 자료에서 비롯됐다.
최근 미국 지오텍사가 법원에 채무조정(챕터 11)을 신청했으나 이를 오역, 마치 파산 직전인 것처럼 꾸민 출처 불명의 자료가 나돌아 이들 업체를 곤혹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서울과 아남텔레콤은 이같은 출처 불명 자료를 배포한 주체로 경쟁사인 한국TRS나 장비업체인 모토로라코리아를 지목하고 이는 지오텍 장비를 음해하기 위한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TRS가 서비스 가입을 요청한 것은 무언가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감정 싸움이 TRS사업자 및 서비스 전체 이미지에 결코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TRS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침체된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서로 뭉쳐 시장개척에 나서야 할 시점에서 이같은 분열상을 보이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TRS시장이 성숙되기 전부터 이같은 불필요한 소모전은 마땅히 개선돼야 하며 공정한 시장경쟁에 입각한 서비스 품질경쟁이 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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