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FM" 암초 만났다

문화관광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2001년에 국악만을 전문적으로 내보내는국악FM방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FM라디오나 TV방송에서 국악 프로그램이 외국의 음악 프로그램에 밀려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방송사들이 FM이나 TV를 통해 국악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으나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원래 국악FM방송은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립국악원에서 기존의 시설과 장비를 이용해 서울과 경기 일원을 대상으로 FM방송을 해보자는 의견을 문화측에 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문화부측 역시 최근 불고 있는 일본문화 개방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국악 전문 방송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화부가 2001년 도입할 국악FM방송은 기술적인 문제에 부닥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원을 대상으로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선 다른 방송사와 중첩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FM주파수를 할당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서울 경기 일원의 주파수가 포화상태라는 예상치못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이와 관련,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방송사들이 FM방송용 주파수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으나 FM주파수가 이미 고갈된 상태여서 신규로 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비교적 주파수 자원이 풍부하고 「국악의 고향」으로 알려진 전남지역의 남원에서 국악FM방송을 실시하는게 어떻겠느냐 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FM주파수 부족으로 국악FM방송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자 실제적인 사업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국악원측은 소출력 FM방송으로라도 국악FM을 실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대상으로 FM주파수를 얻는 것을 가장 우선 과제로 추진하되 만일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기존 FM주파수보다 출력이 낮은 소출력으로 FM을 개국하자는 것이다. 소출력 FM방송국으로 허가받을 경우 청취지역이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서울 강남권을 대상으로 국악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으며 남원에서 FM방송을 별도로 허가받으면 동일한 프로그램을 남원에서도 송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출력 FM방송이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출력FM방송국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다만 정부가 소출력FM방송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낙관적인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FM주파수 부족이라는 난제에도 불구하고 문화부가 2001년 국악FM방송을 실시토록 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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