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 업체인 아이큐브(대표 강성재)가 국내 비디오서버 공급권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아이큐브는 올 초 미국의 유수한 방송장비업체인 텍트로닉스사와 VAR(Value Added Reseller)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달에는 휴렛팩커드(HP)와도 같은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국내 실정에 비춰볼 때 한 회사와 VAR계약을 맺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2개 업체, 그것도 방송장비 시장에 있어 내로라하는 하는 거대기업과 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VAR는 HP가 다른 국가와 맺은 계약형태중 소프트웨어제공업체(ISV), 시스템통합(SI)보다 상위개념으로 방송장비 업계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보다 방송장비 분야의 기술이 뛰어나고 HP와 오랜기간 거래해 온 일본의 히타치전기조차도 아직까지도 SI계약만을 맺었을 뿐 아시아지역 방송장비분야에서의 VAR계약은 최초여서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물론 텍트로닉스 및 HP 등과의 VAR계약이 그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작년 말에 광고자동송출시스템(CM뱅크)인 「아이다CM」과 프로그램자동송출시스템(APC)인 「아이다 캐스트」 등을 독자기술로 첫 개발한 것 등이 양사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외국장비 공급사들이 이처럼 잇단 미소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큐브측은 과연 이들 장비사들의 틈새에서 어느 정도 기치를 발휘해 내수시장에서 제목소리를 내느냐 하는 고민이 있다. 비디오서버 공급권을 둘러싸고 양측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소화하지 못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성재 사장은 『VAR계약을 동시에 맺어 우리로서는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는것은 사실이나 국내 서버공급을 둘러싸고 양측간 일어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철저하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해 기종 선택권을 전적으로 고객에게 일임하는 선에서 일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아이큐브의 잇단 VAR계약에 대해 『그간 외국 방송장비 공급사들에게 빼앗겼던 내수시장의 주도권을 일부나마 국내 업체들이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의 디지털화 추세로 인해 그동안과 같이 하드웨어 등 장비공급사가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업체가 칼자루를 쥐고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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